야마모토와 윤영철을 불렀던 KIA의 아픈 손가락들…승부의 2025년, 따뜻한 봄은 없다? 인내의 봄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27, LA 다저스)와 윤영철(33, KIA 타이거즈)을 불렀던 아픈 손가락들.
KIA는 근래 1차 지명자들,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들을 꾸준히 성공시켜왔다. 현 시점에서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한 1차지명자는 2017년 우완 유승철(27)과 2019년 좌완 김기훈(25)이다. 이들은 아직 20대 중~후반이지만, 더 이상 2군에선 보여줄 게 없는 선수들이다. 어떻게든 1군에서 승부를 봐야 할 투수들이다.
두 사람은 2024시즌 도중 나란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레드 어슬래틱센터에 1개월 유학을 다녀왔다. 비활동기간에 외부에서 훈련하는 것은 일반화됐지만, 시즌 중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그러나 데뷔 후 줄곧 어둠의 터널을 못 벗어난 두 사람이라니 이해가 됐다. 구단의 절박한 심정의 표현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투구 폼을 뜯어고쳤다. 유승철은 야마모토처럼 중심이동 과정에서 큰 키킹 동작 없이 자유발을 스르륵 밀며 투구하는 자세를 장착했다. 김기훈은 윤영철의 데뷔 초반 모습처럼 글러브에서 양 손을 빨리 분리, 공을 던지는 손을 땅으로 내렸다가 투구했다.
두 사람이 새로운 폼, 매커닉을 장착한 건 트레드 어슬레틱센터로부터 해당 폼, 매커닉이 어울린다는 데이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폼과 매커닉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다. 2024시즌이 끝났고 2025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마친 시점. 그러나 여전히 1년이 채 흐르지 않았다.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퓨처스리그 등을 보면 아직 두 사람은 다소 불안정하다. 유승철은 오키나와에서 2경기서 1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6.75, 시범경기 2경기서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4볼넷 1실점 평균자책점 3.00이다. 특히 16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2이닝 3피안타 3볼넷 1실점했다.
김기훈은 오키나와에서 2경기서 2이닝 5볼넷 1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4.50, 시범경기 1경기서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김기훈의 경우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이미 3경기에 나갔는데 성적이 1홀드 평균자책점 67.50이다. 19일 익산 KT 위즈전서 아웃카운트를 1개도 못 잡고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했다.
개막엔트리에는 기본적으로 3~5선발, 그러니까 KIA의 경우 아담 올러, 윤영철, 김도현은 전략적으로 제외된다. 이 자리에 투수든 야수든 들어올 여유가 생긴다. 그 2~3명의 선수는 22~23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까지 이범호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 2~3명에 유승철과 김기훈이 포함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현재 우완 롱릴리프가 황동하 정도라서, 유승철은 개막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기훈의 경우 19일 KT전 투구내용이 많이 불안정했다. 실전보다 피드백, 준비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당장 KIA 불펜이 두 사람이 없어도 안 돌아가는 건 아니다. 임기영과 곽도규, 이준영, 김대유, 최지민 등이 조상우,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핵심 필승계투조를 돕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생기고, 유승철과 김기훈의 힘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야구를 할 날이 많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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