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지다" 김태형은 왜 드래프트 낙방한 롯데 111번 선수를 주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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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차례나 낙방하고 육성선수로 겨우 프로 무대에 들어왔는데 '명장'의 눈에 들어왔다.
롯데에 올해 합류한 육성선수 중에는 내야수 이태경(23)이 있다.
이태경은 그렇게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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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야구를 야무지게 하더라"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차례나 낙방하고 육성선수로 겨우 프로 무대에 들어왔는데 '명장'의 눈에 들어왔다.
롯데에 올해 합류한 육성선수 중에는 내야수 이태경(23)이 있다. 광주일고-한일장신대 출신인 이태경은 신인 드래프트에 두 차례나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평생 해왔던 야구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순간.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바로 롯데 구단에서 연락이 온 것. 이태경은 그렇게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고교 시절에는 드래프트에 지명이 안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버스에서 드래프트 중계를 봤는데 지명이 안돼 너무 속상하더라. 그때 U-리그 왕중왕전 경기에서 지고 무안타를 쳤다. 비도 엄청 많이 왔다"라고 회상한 이태경은 "드래프트가 끝나고 1~2주가 지난 뒤에 롯데에서 연락이 왔다. 롯데는 나에게 정말 고마운 팀"이라며 롯데에 오기까지 과정을 떠올렸다.
비록 육성선수로 겨우 프로행 막차를 탔지만 야구를 향한 간절함은 배가됐다.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그는 시범경기에서 1군 선수단과 함께할 기회가 주어졌고 '등번호 111번' 이태경의 반란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태경은 13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7회말 한승혁의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중간 안타를 터뜨리더니 14일 한화전에서는 9회말 주현상의 시속 144km 직구를 때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리면서 강한 인상을 심었다. 그의 시범경기 타율은 .500(4타수 2안타)에 달했다.
그런데 정작 이태경은 "안타를 친 것도 좋았지만 그 전에 병살타를 만들었던 수비가 더 좋았다. (이)호준이와 더블 플레이를 같이 했는데 그때가 진짜 짜릿했다"라고 말했다. 이태경은 주 포지션인 유격수 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롯데가 유틸리티 플레이어 자원으로 충분히 주목할 만한 선수다.
김태형 감독은 이태경을 두고 "야구를 야무지게 한다"라고 칭찬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타석에서는 밀어쳐서 안타를 생산하고 수비에서는 건실한 플레이를 보였으니 '명장'의 입에서 "야무지다"라는 칭찬이 나올 법하다. "캠프에서 연습경기를 할 때도 유심히 봤는데 야구를 굉장히 야무지게 하더라"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말이다.
이태경은 "사실 야구를 하면서 '야무지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김태형 감독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니까 더욱 기분이 좋다"라면서 "올해는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특히 수비에서는 어떤 포지션이라도 백업 1순위가 되고 싶다"라는 야무진 포부를 드러냈다.
물론 이태경이 시범경기에서 야무진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당장 1군 무대에서 데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선수는 당해년도 5월 1일부터 정식 선수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퓨처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똘똘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미 사령탑의 머리에도 각인이 됐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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