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후 기나긴 재활', 수원 파울리뇨가 얻은 교훈과 감사의 마음

반재민 2025. 3. 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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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천안 시티 FC에서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 둥지를 옮긴 파울리뇨,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의 기적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의 영입은 수원팬들 뿐만 아니라 K리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고, 파울리뇨가 수원의 승격을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숨겨진 무릎 부상이 있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훈련을 하지 못하고 경기만 뛰는 날이 반복되었고, 팀에 윙어가 없어 윙으로 출전하다보니 자신의 장기인 공격력도 줄어들었다. 전반기 천안에서만 아홉골을 넣었지만, 수원 이적 후에는 단 한골, 도움도 세개에 불과했다. 

파울리뇨는 당시를 회상하며 "
작년에 무릎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었다. 때문에 감독님이 많이 배려를해주셔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다. 강화 훈련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회복도 필요했지만 경기 일정이 너무 타이트해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다만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들의 배려가 있었고, 아프
다고 경기에서 빠지는 게 아닌 책임감을 발휘하면서 팀의 승격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이후에 브라질에 돌아가 수술을 하게 되었다."라고 지난시즌 원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2024년 겨울 파울리뇨는 무릎 수술을 앞두고 구단과 코칭스태프들에게 약속을 했다. 80%, 90%가 아닌 100%의 몸을 만들어 돌아오겠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태국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수술과 재활에만 몸담았다. 전반기를 날릴 것이라는 뜬구름 루머가 커뮤니티에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비시즌 받았던 수술에 대해 "
큰 수술은 아니고 뼛조각들을 조금 걸러내고 청소하는 수술들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완벽하게 컨디션을 올리려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파울리뇨는 "이 부상을 통해 작년보다는 더 배우는 한 해가 되었다. 구단의 일도 알게 됐고, 부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많이 알게 됐고, 그 경험을 통해서 올해 승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부상과 재활을 통해 얻은 교훈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파울리뇨는 "브라질에서 성공적인 재활 기간을 맞추고 100%로 돌아오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태국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남해에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팬들이 메시지를 통해 걱정해주고 응원해줬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지금은 컨디션이 100% 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해 주셔도 될 것 같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지난 서울 이랜드 원정경기와 충남아산과의 홈 경기에서 교체출전을 하며 폼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파울리뇨는 19일 펼쳐진 서울 이랜드와의 코리아컵 2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다. 전반전은 윙으로 출전한 그는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폼을 점점 끌어올렸다. 그리고 후반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파울리뇨는 박승수, 브루노 실바, 일류첸코와 함께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후반 32분 마침내 결실을 봤다. 브루노 실바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통렬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것이 팀의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로 연결되면서 수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서울 이랜드 징크스를 어느 정도 날릴 수 있었다. 후반 40분 다리에 쥐가 나서 교체될 때까지 파울리뇨는 종횡무진 활약하며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파울리뇨는 이날 경기에 대해 "정말 기분이 너무 좋다. 마지막 90분 경기가 지난해 12월 2일이었다. 3개월,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경기를 못 뛰다 돌아오게 되었고 득점도 하며 팀을 돕게 되어 너무나 기쁜 마음이고 이 자리를 통해 브라질에서 나를 도와줬던 피지오들과 모든 스태프들한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야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
왜냐하면 이 긴 시간 동안 부상을 당하면서 정말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그 때마다 브라질에 있는 피지오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었고, 내가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구단과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배려를 해 줘서 이렇게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웃어보였다.

이날 교체되면서 다리를 절뚝이는 것에 대한 팬들의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파울리뇨는 미소지으며 "원래 안 좋았던 무릎 문제는 아니고, 단순 경련이 왔다. 아직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보니 경기 감각을 올리고 경기 체력을 올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몸에 큰 이상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파울리뇨는 전반전은 지난해부터 주 포지션이었던 윙어로, 후반전에는 천안 시절 주 포지션이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10번 자리에서 뛰었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파울리뇨는 10번에서 프리롤로 있을 떄가 가장 잘한다 생각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선수 본인이 말하는 자신의 최적 포지션은 어디라고 생각할까?

파울리뇨는 "이 질문은 감독님이 나에게도 물어봤을 때 드리는 똑같은 대답이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서 "나는 팀
이 원하는 포지션에 그리고 감독님이 요구하는 포지션에 뛸 준비가 돼 있었다. 그것이 왼쪽 윙이 될 수도 있고 10번 자리가 될 수도 있는데 나는 항상 어디 포지션이든 들어갔을 때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개인적으로 이기적인 성향이 아니라 팀을 위한 생각을 하는 선수다 보니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가운데든 언제든지 감독님께서 불러주시는 포지션에 언제든지, 그리고 주문하는 것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왼쪽에서 뛴 적도 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뛰고 있는데 어디서 기회를 주시든 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득점 이후 파울리뇨는 변성환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변 감독은 "득점을 한 이후에 파울리뇨가 나에게 와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 말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다치지 말고 한시즌을 치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파울리뇨 역시 변성환 감독에 대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저의 한국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서 "감독님은 항상 나에게 열려있는 분이다. 항상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고 어떤 문제든 축구 문제든 인생 문제든 항상 대화를 하고 찾아와 주시고 어떤 얘기를 할 때도 경청해서 들어주신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서 "작년에 오셨을 때부터 감독님은 구단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걸로 알고 있었고 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두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안 된 부분에 대해 같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내가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팀 성적을 같이 이루어감과 동시에 감독님이 원하시는 꿈을 이루어줄 수 있도록 선수로서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악몽과도 같았던 무릎 부상을 딛고 멋진 플레이로 돌아온 파울리뇨, 이제 자신에 맞는 옷과 함께 푸른 날개의 비상을 만들어 낼 준비를 마쳤다. 


 

"팬들을 보면 어떤 말로 표현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항상 큰 응원을 해 주시고 저희를 서포트 해주셔서 너무나도 행복한 마음이고 이 팀에 있는 것 자체 이 팬분들을 위해서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합니다. 리그 경기가 다음주 토요일에 예정되어 있는데 오늘처럼 또 항상 그래 오셨던 것처럼 와서 응원해 주시면 저희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몬스터짐 DB,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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