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도 제구되지 않았어" 157→154km 구속까지 뚝…2696억 우완의 아쉬운 피칭→오히려 좋아 보완점 발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어떤 공도 제대로 제구되지 않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오른손 투수 제이콥 디그롬이 자신의 등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디그롬은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시작부터 일격을 허용했다. 1회말 주자 없는 1사에서 호르헤 폴랑코와 승부. 2-2 카운트에서 디그롬이 던진 슬라이더가 몸쪽 한가운데로 몰렸다. 폴랑코는 이를 놓치지 않았고 그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디그롬의 시범경기 첫 피홈런. 이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와 3회를 실점 없이 마친 디그롬은 4회 다시 흔들렸다. 볼넷-안타-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로우디 텔레즈가 우익수 방면 뜬공을 만들었고, 3루 주자 폴랑코가 득점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아로자레나가 2루를 노리다 아웃됐다. 2사 1루에서 미치 가버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디그롬은 5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내려가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닝마다 기복이 컸다. 또한 4회 아로자레나의 아웃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 가능성도 있었다.
경기 종료 후 디그롬은 'MLB.com'을 통해 "슬라이더를 원하는 만큼 낮게 던지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너무 많이 몰렸다"고 했다.
이어 "첫 번째 타순을 상대할 때는 어떻게든 넘어갔지만, 오늘은 메커니즘과 싸웠다. 투구 시 착지할 때 몸이 약간 열렸다. 평소처럼 몸을 아래로 떨어뜨리지 못했고, 마운드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착지하지 못했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그롬에 따르면 경기 전 불펜 투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서 타자를 상대하자 어깨가 열리기 시작했다. 경기 중 이를 수정하지 못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는 것.
투구 폼의 여파였을까. 구속도 평소보다 낮게 나왔다. 최고 구속은 97마일(약 156.1km/h), 평균 구속은 95.5마일(약 153.7km/h)이 나왔다. 지난 시즌 디그롬의 평균 구속은 97.3마일(약 156.6km/h)로, 이날은 작년보다 3km/h가량 구속이 감소했다.
디그롬은 "더 강하게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 특히 몸이 열리는 상황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착지한 후에 힘을 써야 하는데, 구속을 조절하면서 그 상태에서 제구할 수 있을지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어떤 공도 제대로 제구되지 않았다. 불펜 투구와 다음 경기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 한다"고 답했다.
몇 년간 디그롬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2021년 92이닝, 2022년 64⅓이닝, 2023년 30⅓이닝으로 소화 이닝이 점차 줄어들었다.
2023년 도중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2024년 복귀해 10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9를 적어냈다. 수술 후 풀타임 소화를 노린다. 디그롬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디그롬은 2022시즌 종료 후 텍사스와 5년 1억 8500만 달러(약 2696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발견한 문제를 수정하고, 올해는 건강한 모습으로 돈값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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