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방미길' 안덕근 산업장관 "더티15 포함 예단할 수 없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신중히 검토…관세협상, '단판 게임' 아냐"
"한수원, 유럽시장 포기 아냐…글로벌 프로젝트 사업성 신중 평가"
대미(對美) 협상을 위해 3주 만에 다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의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포함해 최대한 이 문제가 산업계의 기술 협력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안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의 회담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정부가 확인한 바로는 외교부가 설명하는 것처럼 '기술 보안 문제'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면담한다.
이어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기술 과학 문제를 한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해 에너지부와 협의를 해서 최대한 미국의 우려 사항을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또 "한미 간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것들이 많이 있다. 원자력, 소형모듈원자로(SMR), 기타 가스 분야 등"이라며 "전반적인 에너지 협력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민감국가 관련 문제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산 천연가스 수익 확대 등과 관련해서는 "에너지 수급 구조상 중동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는 만큼 수입선 다변화는 국내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국과 좀 더 건설적으로 상호호혜적인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수입) 규모 등은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거론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해선 사업성 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장관은 다음 주 방한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도 면담한다.
안 장관은 "다각적인 채널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있어서, (한국의 참여 여부를) 지금 시점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서 미국 정부가 준비하는 여러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다음 주 알래스카 주지사를 만나서 알래스카 주 차원의 상황도 다시 점검하겠다"며 "향후 한국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방미는 다음 달 2일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 정부와 산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추진됐다. 안 장관은 지난달 26~28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 이후 3주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됐다. 당시 방미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워싱턴 DC에 없어서 추가로 일정을 조율해왔다는 후문이다.
안 장관은 이번 협상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2기 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강경한 입장, '더티 15' 포함도 예단 할 수 없는 상황"
미국 측이 '지저분한 15'(Dirty 15)라는 개념까지 돌연 꺼내 들며 글로벌 관세 압박을 강화하는 데 대해서는 "(한국의 포함 여부에 대해)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며, 발언과 관련해 구체적인 상황을 미국에 가서 한 번 더 타진해보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알루미늄 관세 케이스처럼 미국이 특별한 예외나 유예를 만들지 않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며 "따라서 대미 협상은 '단판 게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유예든, 예외든, 면제든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미에서 한국의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미국이 관세 조치를 수정·변경하는 상황이 왔을 때 한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실무·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유럽지역 원전 수주를 잇달아 포기하는 것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한수원이 유럽 시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안 장관은 "한수원이 유럽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전세계 원전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섣부르게 수주하는 경우 오히려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원전 수주 사업에 대해 신중하게 사업성 평가를 하고 있고, 지금 실질적으로 심도 있게 진행되는 협의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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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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