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하더니 우리만 손해 볼 판”…해제 수혜도 못 받았는데 발 묶인 ‘이 동네’ 주민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5. 3. 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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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아파트'는 사실상 거래도 많이 되지 않고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그런데도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버리니 이제 마음대로 처분도 할 수 없게 됐네요."

지난 19일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용산구에 위치했다면 예외 없이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지 않는 구축 아파트도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기로 하면서 이 같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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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나홀로 아파트’는 사실상 거래도 많이 되지 않고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그런데도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여버리니 이제 마음대로 처분도 할 수 없게 됐네요.”

서울 송파구 한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구 전체가 규제 지역으로 묶인 후 외곽지 서민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와 서울시의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9일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용산구에 위치했다면 예외 없이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지 않는 구축 아파트도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기로 하면서 이 같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0일 송파구 거여동 A아파트 105㎡는 10억에 매매거래됐다. 2021년 7월 동일 면적이 12억2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지만 3년여 만에 2억이 넘게 빠진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송파구에 위치했지만 서울 시내보다 경기도 하남이나 성남 등에 인접한 외곽 지역이다. 여기에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이다 보니 매매 거래가 체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같은 송파구임에도 최근 토허제 해제로 인한 수혜를 받긴 어려웠다.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전날 잠·삼·대·청지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허구역 해제 후 34일 만에 이를 재지정하는 데 이어 토지거래허가 구역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 약 2200개 단지 약 40만호 대상으로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지정하면서다.

시는 필요시 지정 연장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조정대상 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이 되려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초와 용산구 등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끈 대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해 주택 거래 규제적용이 넓어졌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권과 용산구 일대가 토허구역으로 규제되면서 전세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수요나 포모(fear of missing out) 수요가 당분간 줄고 거래 시장도 주춤할 전망”이라면서도 “토허구역 지정이 일시적인 데다, 서울 분양시장의 낮은 공급 진도율, 내년 서울 준공물량 감소, 봄 이사철 전·월세(임대차) 가격 상승 등이 이어진다면 강남권 등의 매매가가 하향 조정 수준까지 끌어내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9월까지 토허제 재지정을 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가 남는다. 도리어 지난 5년간 적용됐던 토허제가 해제되면서 가격이 변동되는 것을 봤으니 추후 시장심리는 더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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