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사먹는다고?” 인식 바꾼 삼다수, 30년간 ‘부동의 1위’ 이유는…
하지만 깨끗한 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수 판매 허용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7년간의 공방 끝에 1994년 3월 대법원이 생수 판매금지 무효 판결을 내렸고, 1994년 3월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당시까지 금지됐던 생수의 국내 시판을 공식 허용했다.
1995년 1월 ‘먹는 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생수시장이 열렸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삼다수도 이때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3월 도민의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먹는샘물 사업을 추진할 제주개발공사가 설립됐으며, 같은 해 12월 지하 420m에서 제주삼다수의 원수인 화산암반수를 취수하는데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제품화된 건 1998년 2월부터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의 원천인 지하수의 청정성을 지키기 위해 1996년부터 취수원 일대 토지를 선제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입한 토지는 약 71만6600m²으로 축구장 100개 규모에 달한다.
또한 제주삼다수는 취수원이 포함된 표선유역 전체 면적(207.3㎢)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11%에 해당하는 유역을 관리하며 원수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취수정 주변에는 지하수 관측망을 설치해 지하수위, 취수량, 수질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취수원 수자원 통합정보시스템(i-SGMS)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 정밀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삼다수의 연간 지하수 취수량 및 생산량은 약 100만t이다. 연간 취수량은 2001년부터 약 8%(5년 단위 연평균 취수량 기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 지하수 고갈 문제에서 제주삼다수와의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제주삼다수 취수 허가량은 연간 165만6000t(1일 4600t)으로 연간 제주도 지하수 함양량(생성량) 17억5800만t의 0.09%만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제주개발공사 수자원연구팀이 한국수자원학회 논문집에 발표한 제주삼다수 취수원 주변 지역 지하수 특성에 대한 논문 자료에 따르면, 제주삼다수 취수원 주변 감시정 아홉 곳을 대상으로 20년에 걸쳐 수집한 결과 지하수위는 강수량에 의해 자연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삼다수는 2018년부터 운영 중인 500ml 전용 L5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AI와 빅데이터 기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취수부터 포장, 출고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으며, 생산량, 불량률, 품질 데이터까지 실시간 분석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도 ‘제품추적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유통 경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제품과 팔레트마다 바코드를 부착해 제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의 정보를 데이터로 기록하며, 문제 발생 시 즉각 추적과 대응이 가능한 품질 보증 체계를 마련했다.
무라벨 제품과 재생페트, 바이오페트 등 친환경 제품 생산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제주개발공사는 내년 시행 예정인 먹는샘물 무라벨 의무화 정책에 맞춰 제주삼다수 무라벨 제품 비중을 현재 65%에서 100%로 전환할 예정이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2040년 제주도의 플라스틱 제로 정책에 발맞춰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것”이라며 “2035년에는 기존 생산라인의 스마트화 및 L6를 포함한 신규 생산라인 도입 등 친환경 생산체계를 고도화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제주삼다수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생수 시장에서도 친환경 선도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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