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깎아줄테니, 주말까지 팔아줘요'…잠실 집주인 '발동동'

김성훈 기자 2025. 3. 2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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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계약파기 우려…토허제 재지정에 시장 '혼란' 

오늘(20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지로 발표된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일대는 막판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충격에 빠진 듯 조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에는 중개업소들이 단속을 피해 일제히 문을 닫은 가운데서도 매도를 서두르려는 집주인들의 급매물이 나왔습니다.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허가구역 해제 호재로 호가가 32억원까지 올랐으나 지난 19일 오후에만 29억∼29억5천만원짜리 매물 3개가 나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입니다.

잠실 엘스에도 호가를 1억∼2억원가량 낮춘 매물들이 출현했습니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 토허제 해제 호재로 호가를 높였다가 다시 재지정이 되니 집이 안팔릴까봐 급매 형식으로 가격을 낮춰 물건을 내놓은 것"이라며 "반대로 매물을 찾던 사람들은 집값이 하락할 것 같다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매수 문의가 뚝 끊겼습니다.

반포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원베일리 매물을 찾던 매수자에게 전화해보니 허가구역 지정 소식에 놀라 다들 한 발 물러서고 매수를 보류하는 분위기"라며 "토허제로 묶이면 임차인이 있는 경우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걱정하는 집주인들의 문의 전화만 걸려 오는데 우리도 잘 몰라서 답변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거지역 기준 6㎡ 초과(상업지역은 15㎡ 초과) 토지의 주택은 매수자가 2년 간 실거주를 해야 해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는 집을 팔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임대차 계약 기간의 종료가 임박했거나 임차인의 퇴거 확약 등 증빙자료를 첨부하는 경우에만 매도가 가능합니다.

강남권 중개업소에는 토허제 해제 직전 최고가에 팔린 매물들의 계약 파기가 나올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해제로 집값이 더 오를까봐 고점 매수한 사람들 입장에선 집값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크다"며 "가격 변동을 보고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직접 입주가 어려워 갭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24일 시행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수요로 인해 막판 '반짝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는 전망했습니다.

기존에 토허제로 묶여 있던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도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압구정동은 올해 강남 토허제 해제 여파로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매도자들이 배액 배상을 감수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 토허제 확대 지정으로 그 반대의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토허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마포나 성동구, 강동구 일대도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대체로 관망하는 모습입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팔려고 내놨던 매도자가 마포가 규제 대상에서 빠지자 호가를 좀 더 올려서 내놓겠다며 매도를 보류한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매수세도 잠잠해져서 현재로선 집값 전망을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처럼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갭투자 방지를 위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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