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인근 외국인 가득한데…외국어 안내판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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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인근에서 연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대부분은 헌재 인근 집회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종로경찰서가 헌재 인근 통행로에 '안내문'을 설치했지만, 한글로만 작성돼 있어 외국인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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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인근에 외국인 상대 안내문 없어
"경찰과 소통 어려워…현장서 안내 부족"
종로구청 "안내문 붙일 계획 없어"
"안내 배너 등 설치하면 인파 때문에 오히려 위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인근에서 연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대부분은 헌재 인근 집회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헌재 인근은 북촌한옥마을과 인사동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어느 곳보다 많이 찾는 관광지인데,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로구청은 헌재 일대에 외국인 대상 안내문 등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헌재 인근에 배너를 설치하면 밀집된 시위 인파로 인해 도리어 위험해질 수 있다"라며 "(대신) 외국인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여행업 관련자를 대상으로 공문과 개별 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내문 등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보니 헌재 인근에서 만난 외국인 대다수는 헌재 일대 상황을 알지 못했다. 일부 외국인들은 시위 참가자 혹은 주변 시민들에게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멕시코 출신 미셸과 다니엘은 "한국말을 못 해서 경찰과 소통하기가 어렵다"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대로부터 '언론이 중국과 북한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영어) 설명은 들었지만 (공공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안내나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커플 역시 "경복궁에서 오다가 헌재 앞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왔다"며 "크게 소리가 들리길래 처음에는 축제인 줄 알았다. 탄핵 관련 시위라는 사실도 몰랐고, 경찰이나 현장에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종로경찰서가 헌재 인근 통행로에 '안내문'을 설치했지만, 한글로만 작성돼 있어 외국인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오전 11시 20분쯤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성 한 명이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가려다 통행이 막혀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돌아가야 하는지 문의했지만, 경찰은 손짓으로 돌아가라는 신호만 보낼 뿐이었다.
같은 시각 헌재 정문 앞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Take Out Xi Jinping!'이라고 적힌 영어 손팻말을 들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묻는 외국인들에게 이들은 '윤 대통령 지지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최근 극우 집회에서 특정 국가를 향한 비방이 쏟아지고 있는 등 안전 우려가 커진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 폐쇄될 계획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외국인 역시 드물었다. 안국역 내에는 '탄핵심판 선고일 안국역 임시 휴업(폐쇄)'을 안내하는 공고가 붙었지만 이 역시 한글로만 적혀 있다. 외국어 설명은 전혀 없었다.
체코에서 왔다는 A(22)씨는 "한국에서 3주 정도 보내며 안국역 인근 카페에서 일할 예정인데 안국역 폐쇄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계엄령이 있었다는 것은 들었는데 헌재 앞에 사람들이 왜 모인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14살 딸과 함께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는 레이첼(46)씨 역시 "안국역 인근에 맛있는 삼계탕 맛집을 방문하려 했는데 경찰이 출입구 앞에 바로 서있어서 놀랐다. 근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물어봤지만 명확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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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 na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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