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락가락' 오세훈…탄핵도 토허제도 뒤집기 반복

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2025. 3. 20.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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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쏘공' 난리에 정책 뒤집어
일관성·전문성에 의심의 눈초리
야권은 물론 여권서도 비판 세례
탄핵 입장은 3번 바꿔…반대→찬성→반대
당내 실망감 커지고 지지율은 안 오르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여권의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허가거래제(토허제)를 풀었다가 약 한 달만에 재지정하면서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이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이면서 정치인으로서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명태균 리스크'보다 이같은 입장 번복이 대권 가도에 더욱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뒤따른다.

'오쏘공' 강남 집값 6억 오르자 정책 뒤집어


오 시장이 토허제를 푼 지 약 한 달 만에 입장을 뒤집고 사과했다. 그는 19일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지난 2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시장의 이날 발표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아파트는 이달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잠삼대청) 아파트 등 강남 3구 일부는 한 달 만에 규제지역으로 재지정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외 서초구와 용산구 아파트로 규제가 확대된 것이다.

류영주 기자


오 시장이 35일 만에 부동산 정책을 뒤집은 데에는 토허제 해제 후 해당 지역 아파트들이 6억이 오르는 등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여론의 비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토허제 해제가 강남권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쏘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오락가락식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은 이날 논평과 기자회견에서 "대권 놀음에 심취해 국민과 경제를 볼모로 잡아 실험한 것", "서울 부동산이 놀이터인가"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과 같은 포지션의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쪽에서도 당장 견제가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지 않아도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데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던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바보 같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보수 정권이 되풀이해서야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서울시정 역사에 최악의 '오락가락 시정'으로 기록되지 않겠는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尹탄핵 입장도 오락가락…당내서도 실망감 ↑


윤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를 놓고 입장을 거듭 뒤집은 것도 오 시장에 대한 실망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은 당초 탄핵에 반대했다가("탄핵만이 능사가 아니다" 24.12.6) 입장을 선회했다("탄핵 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24.12.12). 지도부가 탄핵안 표결을 자율에 맡기기로 하면서 당내에서도 가결 여론이 높아지던 때였다.

그 뒤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오 시장은 다시금 입장을 번복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헌재가) 실체적·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분위기를 살피면서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오 시장에 대한 당내 여론은 오히려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당초 "중도 보수, 강성 지지층을 아우를 수 있는 건 결국 오 시장밖에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토허제까지 번복하는 모습에 비윤계 의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오 시장의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보궐선거 구호가 '첫날부터 능숙하게' 아니었느냐. 그런데 한달 만에 부동산 정책을 엎어버리면 정책 신뢰성도, 일관성도, 전문성도 없는 걸 자인한 것"이라며 "나 혼자만 실망감이 드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에서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입장을 바꿔왔던 것인데, 정작 여론의 변화는 미미한 셈이다. 

한국갤럽이 2월부터 지난 11일~13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추이를 봤을 때 오 시장의 지지율은 꾸준히 5%를 넘지 못하고 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은 14.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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