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이념-이해에 앞서는 인권-자유권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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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3월 20일, 미국의 신나치 정당인 국가사회주의당(NSPA) 당수 프랭크 콜린(Frank Collin)이 일리노이주 스코키(Skokie)시 경찰서장에게 집회 신고서를 발송했다.
스코키 시당국과 의회는 NSPA의 집회를 불허하며 3건의 조례까지 마련했다.
NSPA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시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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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3월 20일, 미국의 신나치 정당인 국가사회주의당(NSPA) 당수 프랭크 콜린(Frank Collin)이 일리노이주 스코키(Skokie)시 경찰서장에게 집회 신고서를 발송했다. 5월 1일 오후 30~50명의 회원들이 마을회관 광장에서 ‘백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행사를 열겠다는 거였다.
NSPA는 백인우월주의와 반유대주의를 표방하며 1970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출범, 81년 해산할 때까지 활동한 네오나치 정당. 당원들은 주로 나치 군복을 입고 나치 상징물을 들고 행진과 집회를 통해 인종-민족 증오의 메시지를 퍼뜨렸다. 인구 6만 명 남짓의 스코키는 주민의 약 1/6이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그 후손일 만큼 유대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일리노이 홀로코스트 박물관 및 교육센터가 있는 상징적인 도시. 스코키 시당국과 의회는 NSPA의 집회를 불허하며 3건의 조례까지 마련했다. 군복 차림으로 집회-시위를 벌일 수 있고, 일체의 증오발언을 할 수 없으며, 공원서 정치 집회를 열 경우 35만 달러 공공안전보장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거였다. 공공안전기금은 앞서 시카고 시의회가 NSPA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NSPA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시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지방법원과 항소법원, 대법원이 모두 스코키시의 입장을 편들었다. 하지만 미 연방대법원은 77년 6월 5대 4로 NSPA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했다. 권리의 주체가 존중할 만한 인물이 아닐지라도 헌법의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정신이라는 거였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NSPA의 편에서 그들의 소송을 대리했다. 더욱이 그 소송의 ACLU 대표변호사(David Goldstein)는 유대인이었다. ACLU는 회원 5만 명을 잃었지만, 이념과 진영의 이해보다 인권의 가치가 우위라는 원칙을 지켰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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