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버텨라”… 배터리 기업들, 非전기차로 사업 다각화

이정구 기자 2025. 3. 2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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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두산밥캣 MOU 체결
소형 건설 장비 배터리 팩 개발
삼성SDI도 로봇용 공동 개발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보릿고개를 버텨야 하는 배터리 기업들이 연일 비(非)전기차 사업 쪽으로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로봇, 건설 장비, 선박처럼 전동화 전환이 이어지는 분야에서도 배터리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익 모델은 더욱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19일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과 건설 장비 기업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 장비 배터리 팩 설루션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100% 전기로 움직이는 두산밥캣의 소형 트랙터 등에 LG엔솔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다. 양사는 소형 건설 장비에 최적화된 배터리팩을 개발해, 굴착기 등 건설 장비 외 농업, 조경용 제품에도 전동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엔솔 관계자는 “건설 장비 시장 진출을 통해 비전기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제품,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균형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겠다”고 했다.

캐즘이 본격화하면서 주요 기업은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기존 차(車)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익 구조를 다양하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로봇, 도심 항공 교통, 선박용 배터리, 건설 장비 시장에도 배터리 공급 확대를 모색하는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근 휴머노이드 등 로봇이 적용되는 영역은 빠르게 확대되는 반면,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사업 초기부터 생산해온 전동 공구, 전기 오토바이 등에 썼던 소형 배터리를 로봇에 그냥 탑재하는 경우도 많았다. 삼성SDI는 이에 로봇 맞춤형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설계 최적화를 통해 배터리 효율 고도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중대형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ESS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도 최근에 비전기차 시장 쪽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은 산업용 로봇을 직접 개발, 여기에 자사 배터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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