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1시간 넘게 걸어 찾아와” 강원 산간지역 주민 ‘한숨’

최현정 2025. 3. 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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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배송을 거부하거나 배달물을 멀리 떨어진 읍내 한 곳에 쌓아 두고 가는 탓에 강원도내 산간지역 주민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춘천 북산면 내평리에 사는 주민 박 모(55)씨는 최근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집에서 7~8㎞ 떨어진 거리까지 차를 끌고 나왔다.

춘천 북산면 청평1리 주민 김 모씨는 "70세 이상이 대다수인 마을이다보니 큰 택배라도 배송되는 날이면 며칠을 그냥 뒀다가 겨우 가져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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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수익성 악화로 배달물 ‘한곳에’
▲춘천 북산면 농협 앞 천막 아래. 집앞까지 배달이 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의 택배 상자가 한곳에 놓여있다. 독자제공

택배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배송을 거부하거나 배달물을 멀리 떨어진 읍내 한 곳에 쌓아 두고 가는 탓에 강원도내 산간지역 주민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춘천 북산면 내평리에 사는 주민 박 모(55)씨는 최근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집에서 7~8㎞ 떨어진 거리까지 차를 끌고 나왔다. 박 씨가 사는 마을은 버스가 중간까지밖에 들어오지 않고, 정류장까지 가는 데도 여러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렇다보니 택배를 찾으려면 차를 타고 가거나 1시간 넘게 걸어야 한다. 현재 북산면은 농협 인근 천막 아래의 한 지정 장소에 택배를 배송, 주민들이 이곳까지 와서 일일이 찾아가야 한다.

그는 “지난주 조합원들 앞으로 쌀이 배송됐다는 문자가 왔는데, 우리 마을은 배달이 안되니까 한 장소에 택배상자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토로했다.

춘천 북산면 부귀리 주민 서 모(68)씨도 “여기 사는 사람 대다수가 나이 많은 노인들이다보니 무거운 짐을 들고 30분 이상 걷는 게 굉장히 힘들다”며 “이렇다보니 차가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주민들끼리 서로 도우면서 겨우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화천군의 산골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택배 자체를 받지 않거나 택배가 와도 정한 장소에 두고 가는 탓에 주민들은 읍내까지 버스를 타고 1시간 가까이 나와야 한다. 정 모씨는 “우체국 택배 외엔 택배 접수 자체를 거의 받아주지 않고, 택배가 와도 읍내에 두고 갈 테니 찾아가시라고 해서 거기까지 나가야 하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춘천의 경우 춘천미래동행재단이 지난 2021년부터 오지택배사업단을 운영,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오지택배사업단을 운영하면서 오지마을 10곳은 택배를 집앞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지만, 부귀리 마을처럼 마땅한 지원자가 없는 경우 여전히 소외지역이 되고 있다. 배달원이 2~11월까지 10개월만 일을 하기 때문에 12월과 1월 두 달은 공백 상태인 것도 한계다.

춘천 북산면 청평1리 주민 김 모씨는 “70세 이상이 대다수인 마을이다보니 큰 택배라도 배송되는 날이면 며칠을 그냥 뒀다가 겨우 가져온다”고 했다.

최현정 hj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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