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다르면 뭐…다 같은 사람인데”[금주의 B컷]
정효진 기자 2025. 3. 19. 20:51

신문에는 컬러로 인쇄되는 면과 흑백으로 인쇄되는 면이 있다. 아무리 알록달록 다채로운 세상을 사진에 담았다 하더라도 흑백 면에 들어간다면 소용없다. 빨강 노랑 파랑이 빠진, 명과 암으로만 이루어진 사진은 아쉬울 때가 있다.
지난 16일 서울역에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가 열렸다.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21일)을 앞두고 이주인권단체 관계자들과 이주민이 서울역 광장 앞 계단에 모여 앉아 이주민의 평등과 자유를 요구했다. 이주노동, 이주여성, 이주배경 2세, 미등록 이주아동, 난민… 나눌 말이 많아 사회자가 매번 말을 끊어야 했다.
이날 기념대회에 참가한 한 어린이는 직접 그린 손팻말을 들었다. 도화지에는 손이 세 개 그려져 있었다. 왼쪽부터 살구색, 노란색, 갈색으로 칠해진 손이었다. ‘피부색 다르면 뭐. 다 같은 사람인데’.
어린이가 든 손팻말을 찍은 이 사진이 지면에 실린 모습을 상상해본다. 혹시 흑백 면에 인쇄된다면 어떨까. 각기 다른 피부색은 드러나지 않고 똑같은 모양의 손 세 개만 보일 것이다. 이걸 든 어린이의 피부색이 어떤지도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지루해 보이는 흑백 사진에서 아이가 바라는 세상을 읽어볼 수도 있겠다.
사진·글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속보] ‘48시간 통첩’ 임박에···트럼프 “이란과 생산적 대화 나눠, 발전소 공격 5일 연기”
- [속보] 조현 장관,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 촉구
- [단독]이창수 전 지검장, ‘김건희 무혐의’ 처분 전 “주가조작 무죄 판례 검토” 지시
- ‘노무현 논두렁 시계 보도’ 거론 “SBS, 당신들도 언론인가”…봉하마을 간 정청래, 비판 가세
- ‘흑인 대학’ 장면에 온통 백인들···BTS ‘아리랑’ 트레일러 ‘화이트워싱’ 논란
- 이란 매체 ‘전기에 작별을 고하라’···‘한국 건설’ 바라카 원전 등 공격 위협
- 김민석 “ABC로 국민 나누기도 하는데, 힘 모아야”…유시민 ‘ABC론’ 겨냥
- “많은 걸 잃었지만…이곳, 이웃들이 좋아”
- 박형준 “부산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없다” 삭발···‘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촉구
-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반이란 언론인 송환…“이란, 휴전 6대 조건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