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KBS 간첩죄 보도자료' 지시 진술 파문…"내통한 자 누구인가"

노지민 기자 2025. 3. 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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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비상계엄(12·3 내란사태) 당일 부하 간부에게 'KBS가 간첩죄 관련 보도를 할 것'이라며 기사를 위한 자료 준비를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 "KBS 사측이 계엄방송 사전 준비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 보도는 사측이 내란 정권, 반란군과 내통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더한 것이다. 계엄방송 사전 준비를 넘어 내란 동조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KBS 사측이 공영방송 KBS를 내란 정권에 헌납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면서 "사측은 당시 '간첩보도'와 관련해 내통한 자가 누구인지 철저한 조사로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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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당일 보도국장에 '방송 준비 언질' 의혹, 윤 대통령의 'KBS 생방송 확정' 발언 진술 이어 또다시 KBS 연관 의혹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3년 11월6일 삼정검 수치 수여식 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비상계엄(12·3 내란사태) 당일 부하 간부에게 'KBS가 간첩죄 관련 보도를 할 것'이라며 기사를 위한 자료 준비를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관련 인물들이 KBS 보도를 언급한 사례가 연이어 나오자 KBS 내부에서 “내통한 자”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19일 경향신문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지난해 12월 한 방첩사 간부로부터 “여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김대우 방첩사 방첩수사단장(준장)에게 'KBS에서 간첩죄와 관련한 보도를 할 것이다. 우리가 소스를 줘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간부가 여 전 사령관이 김대우 단장에게 “방첩사가 외사 사건으로 기소한 사례를 정리해서 참고 자료로 언론에 주자”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신문은 “실제 KBS가 이 자료를 전달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계엄 이후 이와 관련한 KBS 보도는 없었다”며 “다만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엄 선포 이후 관련 보도가 나오도록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비상계엄 관련해 KBS가 언급된 건 처음이 아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일부 국무위원들의 반대 의견에 “22시 KBS 생방송이 이미 확정돼 있다”는 말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MBC가 이를 보도한 가운데, 지난달 공개된 검찰의 윤 대통령 공소장(내란우두머리 혐의)에도 윤 대통령이 '방송 계획'을 언급했다고 적시됐다.

이에 앞서 비상계엄 당일 최재현 당시 KBS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이 계엄 발표 약 2시간 전쯤 '방송 준비' 언질을 받아 이를 이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비상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최 전 국장은 “대통령의 발표 전에 대통령실로부터 계엄과 관련한 언질을 받은 일이 결코 없었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후 KBS본부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박민 당시 사장과 최 전 국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여인형 전 사령관까지 KBS 보도를 언급했다는 진술이 알려지면서 KBS 관련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 “KBS 사측이 계엄방송 사전 준비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 보도는 사측이 내란 정권, 반란군과 내통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더한 것이다. 계엄방송 사전 준비를 넘어 내란 동조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KBS 사측이 공영방송 KBS를 내란 정권에 헌납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면서 “사측은 당시 '간첩보도'와 관련해 내통한 자가 누구인지 철저한 조사로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KBS 보도시사본부는 20일 “비상계엄 당시 KBS는 간첩법 개정안 관련 국회 상황만을 보도했다”면서 “기사에 언급된 KBS 관련 내용과 언론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며, KBS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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