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 화약고’ 농막…화재 관리 취약
[앵커]
해마다 봄철이면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야산에 있는 가건물, 농막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재팀이 산속 농막을 점검해 보니 대부분 무허가였고, 소방 도로나 화재 예방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형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는 산 위에 소방 헬기가 연신 물을 뿌립니다.
농막의 불씨가 산불로 번진 것.
불은 임야 5백 제곱미터를 태우고 2시간 반이 지나서야 꺼졌습니다.
불에 탄 컨테이너 농막 현장, 취재팀이 점검해 봤습니다.
전구가 있던 천장에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눈에 띕니다.
농막에 놓인 싱크대에는 검게 그을린 휴대용 가스레인지까지, 불씨 사용 흔적이 역력합니다.
숙박이나 취사가 금지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정지철/산림청 산불방지과 산불예방계장 : "(농막 안에서) 취사하거나 난방을 위해 불을 피우다 불이 나는 경우가 있고요. 농막 밖에서 담배를 피운다든가, 고기를 굽다가…."]
인근의 또 다른 야산입니다.
나무판자와 천막으로 만든 농막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습니다.
대부분 무허가 농막입니다.
이처럼 불법 건축물 철거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지만, 그 옆으로 농막들이 줄줄이 세워져 있습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가스 버너와 냄비로 조리를 한 흔적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농막은 화재 예방시설을 갖출 의무가 없는 데다 소방 점검도 받지 않는 상황.
이렇게 농막은 불씨 관리가 취약한 건 물론, 불에 타기 쉬운 재질에, 소방 도로조차 없습니다.
[인근 지역 주민/음성변조 : "소화기는 무슨 소화기예요? 사람들끼리 앉아서 소주도 한잔 하고. 이 양반들 라면 끓여 먹고, 고기 구워 먹고…."]
산림청 자료를 보면, 전국에서 일어나는 산불은 한 해 평균 546건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34건가량, 6.2%가 '건축물'로 인한 화재입니다.
화재에 취약한 농막이 '산속 화약고'로 떠오른 상황.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관리 대책 없이 귀농 유도 차원에서 규제를 더 풀어, 농막 허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형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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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서 기자 (j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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