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었다 묶었다 ‘오락가락 토허제’…부동산 혼란 부른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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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오 시장은 토허제를 풀었다 묶었다하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빚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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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34일 만에 토허제 해제 결정을 뒤집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까지 확대 지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 시장은 토허제를 풀었다 묶었다하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빚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에서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서울시가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토허제 해제 발표를 한 뒤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해제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오쏘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오 시장은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3월24일부터 9월30일까지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며 “시장 과열 양상이 지속될 경우, 인근 자치구도 추가 지정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올해 시정 화두로 ‘규제 철폐’를 외치던 오 시장이 ‘추가 규제’를 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반시장적 규제”라며 토허제의 해제 정당성을 강변했다. 오 시장은 “여전히 주택 시장이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토허제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을 유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자유거래를 침해하는 반시장적 규제임은 틀림없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서울시는 ‘잠삼대청’의 토허제 해제 배경으로 “토허제가 거주이전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이 많았고 토허제의 부동산 가격 안정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효과가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시장 추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토허제 해제를 결정했다고 지적한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2023년 상반기에 주택시장이 최악의 시기였는데 그때 (토허제를) 풀었어야 했다”며 “그때 풀지 않아 지금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부동산학과)도 “토허제를 정작 풀어야 할 시기를 놓치고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던 시기에 해제한 것”이라며 “시장이 왜곡되고 잘못 돌아갈 때 바로잡는 게 공공 정책인데 되레 토허제를 해제해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4선 서울시장’의 시정 경험을 부각했던 오 시장에게 ‘토허제 리스크’가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토허제 해제 여파 예측 실패는) 오 시장의 정책적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조기 대선 행보를 걷는 ‘정치인 오세훈’의 신뢰도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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