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아이=행복으로 인식 바꿔야...띵동지수 의미 깊어"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아이(童)를 우선으로 생각(Think)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띵동(Think童)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지난해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5로 9년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인구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우리나라 면적의 88%를 차지하는 비수도권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젊은 인구 유출까지 우려된다. 지난해 미디어 최초로 발표한 '띵동지수'를 기반으로 아이들의 웃음이 넘치는 동네, 가족과 함께 오래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지역의 리더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 지 직접 들어본다.

평균연령 39.1세.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도시' 세종도 저출생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공무원 인구 비중이 높아 소득과 주거 기반이 탄탄하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20~30대가 늘고 있어서다. 2023년에는 세종의 합계 출산율마저 0.97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초로 전국 17개 시·도 모두 1명대가 깨지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이 1.03명으로 반등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증가했다.
세종은 신도시답게 훌륭한 사회기반시설을 자랑한다. 지난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률은 전국 1위(47.8%)고, 공공보육 이용률도 전국 2위(62.6%)에 달한다. 이러한 점에 힘입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지역을 평가하는 '띵동지수' 순위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 시장은 "저출생 문제는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과제"라며 "국가적인 위기로 연결되는 만큼 육아휴직 등 사회 지원을 아까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먼저 시민들의 가치관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 시장은 "살면서 우리가 의지하고, 정신적으로 지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가족"이라며 "이러한 인식변화를 위해 인구 교육 활동가 등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말 복지부, 세종교육청, 인구와미래정책연구원과 '인구교육 확산 협약'을 맺고 연령대별 맞춤형 인구교육과정을 개설키로 한 바 있다.
'현생(현재의 인생)'이 너무 바빠 연애부터 힘든 청년들을 위해서는 시에서 소개팅을 열어준다.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세종시 미혼남녀 인연 만들기사업'은 최근 타 지자체로 빠르게 확산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는 1, 2회차에 각각 40명씩 총 80명을 대상으로 단체소개팅이 이뤄졌다. 최 시장은 "상투적인 방법 같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다"며 "(연인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가혹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을 한 아빠에게는 추가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에게는 월 30만원씩 최대 180만원을 지원하는데, 올해도 아빠장려금에 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육아하는 아빠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보고자 복지부와 함께 하는 '세종 100인의 아빠단'과 소통하기도 한다. 최 시장은 "둘을 낳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 망설인다는 고민을 자주 듣는다"며 "모든 가정이 2명 이상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가 돕고, 이 선택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종시는 임산부, 신혼부부에게 직접 지원하는 현금성 혜택은 적은 편이다. 최 시장은 "지자체간 경쟁적인 현금 지원은 오히려 인근 지역간 인구이동만 부를 뿐 전체 출산율 제고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며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우고 성인이 돼서도 지역에서 경제 활동을 하도록 사회 안전망을 갖추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올해 보건복지 예산에 전년 대비 120억원(2.1%) 증액 한 5751억원을 편성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에 18억원,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 16억원 등이다. 시가 운영하는 실내 놀이터 겸 장난감 대여 센터인 '공동육아나눔터'는 운영비 18억원을, 지난해 4월부터 운영 중인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지원에는 2억5000만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지역 정주를 위해서는 기회발전특구와 교육발전특구,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연계해 지역중심의 발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정주여건이 확충되고 도시 자족기능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세종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시·초·중·고·대학·기업 간의 협력으로 세종시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관내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혁신적인 일가정 양립제도로는 배우자의 난임치료 시 남성도 동행할 수 있는 난임치료 동행휴가, 자녀 돌봄휴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최 시장은 "세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과 기초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공무원 업무강도가 높은편"이라면서도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육아지원 정책을 보완해 조직과 개인이 함께 책임지는 육아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띵동지수에서 점수가 다소 낮았던 1인당 사회복지예산, 일반회계 중 사회복지예산 비중 등은 출범 12년 된 신생도시가 앞으로 갖춰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보완점을 개선해 띵동지수 1위의 자리를 지켜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앞으로 띵동지수에 부모 육아휴직 이용률, 경력단절 여성 비율 등 도시 보육환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가 추가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세종=정인지 기자 injee@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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