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죽이고 확인도 했는데 우발성?"... 서천 살인 사건 유족, '이지현 엄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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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에서 산책을 하던 40대 여성을 이유도 없이 살해한 피의자 이지현(34·구속)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피해자 유족이 누리꾼들에게 공유하고 나섰다.
이지현은 일면식도 없었던 피해자의 목숨을 빼앗은 뒤 한 시간가량 현장에 머물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 등에 비춰, '계획적 범행'이었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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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적·주도면밀 범행... 은폐 시도
무기징역 이상 강력한 처벌 내려야"
충남 서천군에서 산책을 하던 40대 여성을 이유도 없이 살해한 피의자 이지현(34·구속)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피해자 유족이 누리꾼들에게 공유하고 나섰다. 이지현은 일면식도 없었던 피해자의 목숨을 빼앗은 뒤 한 시간가량 현장에 머물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 등에 비춰, '계획적 범행'이었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19일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천 묻지마 살인 사건 가해자 엄벌 탄원서'가 온라인에 게시됐다. 이지현에게 살해된 40대 여성의 유족이 누리꾼들의 동의를 구하며 공개한 것이다. 이달 초 발생한 이 사건은 가해자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서천 이상 동기 살인 사건'으로 불린다. 경찰은 이지현의 범행이 '계획 범죄'였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11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피해자의 부친 A씨는 탄원서에서 "제 큰아이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고 열심히 살아왔다"며 "딸아이가 고통 속에서 떠나갔을 생각만 하면 남은 가족의 삶은 피폐해져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의자는 사과는커녕 검거 직후 변호사까지 선임해 우발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며 "불리한 진술은 거부하는 등 처벌을 회피하는 데 급급하다"고 분노를 표했다.
A씨는 이지현의 범행이 계획적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지현이 범행 며칠 전부터 현장을 배회하면서 대상을 물색했고, 제 자녀(피해자)를 발견하자 얼굴과 목, 복부 등 수십 군데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시신을 산책로 밖으로 옮겨 헌 이불로 덮어 두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하수구에 버리는 등 치밀한 은폐를 시도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피의자에게 무기징역 이상의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는 것만이 우리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것"이라며 "부디 억울함을 풀어 주시길 간곡히 탄원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지현은 지난 2일 오후 9시 45분쯤 충남 서천군 사곡리의 한 인도에서 40대 여성 B씨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지현은 "최근 비트코인 사기를 당해 돈을 크게 잃었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며 "정신질환 탓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서천 군청 산하 기관에서 12년 동안 행정 도우미로 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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