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 4.3 영화제 개최…장·단편 총 10편 상영

김지혜 2025. 3. 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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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제주4.3 77주년을 맞아 2주에 걸쳐 서울지역 기념행사를 마련한 가운데 제주4.3 관련 최신작 및 평화인권 관련 영화들을 소개하는 2025 서울 4.3 영화제를 개최한다.

오는 4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 '가치하다'에서 진행되는 2025 서울 4.3 영화제는 2022년 출발해 올해 3회를 맞았으며, 제주4.3평화재단이 제주에서 진행하는 제주 4.3 영화제와는 별개로 2022년, 2024년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개최하는 행사다.

특히 올해 서울 4.3 영화제는 기존 '4.3의 오늘' 섹션 외에 '나, 우리, 그리고 재일조선인' 및 '계엄의 그늘' 섹션을 통해 장‧단편 총 10편을 상영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회 무료 상영하고 매회 해외 작품을 제외하고 감독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동시에 일본과 미국 작품을 특별상영 형식으로 초청하고, 재일조선인 감독과의 화상 연결을 진행하는 등 좀 더 외연을 확정했다.

아울러 더 많은 관객에게 4.3 신작을 소개하고 시의적절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권해효 배우, 이명세 감독, 영화 유튜버 거의없다, 정준희 교수, 오동진 영화평론가 등 대중들과 영화 팬들에게 친숙한 게스트를 다수 초청했다.

아울러 서울 4.3 영화제는 영화제란 친근하고 보편적인 형식을 통해 4.3의 전국화와 대중화를 현실화하고, 서울 등 제주 외 지역에서 제주4.3이 지닌 평화 인권에 대한 이해 및 접근을 높이기 위한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향후 제주4.3평화재단과 연계해 제주 4.3 영화제와 함께 서울 4.3 영화제란 고유한 형식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 백경진 이사장은 "지난 영화제들 통해 서울 4.3 영화제가 지닌 가능성과 4.3에 대한 서울 및 경기 지역 관객들의 폭넓은 참여와 관심을 확인했다"며 "특히 세 번째를 맞은 이번 영화제는 4.3 신작은 물론 재일조선인 소재 및 계엄 관련 국내외 영화들로 보폭을 넓히면서 4.3의 친구들로 부를 수 있는 다채로운 영화인들이 함께하게 됐다.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상영작의 경우, 먼저 '4.3의 오늘' 섹션은 개막 상영 형식으로 11일(금) 오후 <목소리들>을 상영한다. <목소리들>은 오늘 4월 3일 '100개의 극장'이란 특별한 형식으로 개봉하는 4.3 신작이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 2024 EBS국제다큐영화제 글로벌 초이스 경쟁, 심사위원 특별언급 및 관객상 수상작으로, 실제 사건을 겪었던 할머니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당시 여성들이 당했던 끔찍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다큐다. 상영 후 지혜원 감독, 김옥영 프로듀서와 함께 오동진 평론가가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지난해 개봉작인 <돌들이 말할 때까지>이 상영된다.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용감한 기러기상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4.3으로 인해 섬을 떠나야 했고, 전과자 낙인이 찍히는 등 고초를 겪은 할머니들의 증언과 제주의 풍광을 섬세하게 교차시킨 수작이다. 관객과의 대화는 김경만 감독과 김효정 영화평론가가 이어간다.

4.3 소재 단편 3편도 눈여겨볼 만하다. 12일(토) 오후 '단편 섹션'은 휘린 감독의 <완순이 그리는 것>과 <메이.제주.데이>, 김승환 감독의 <중섭>으로 구성됐다. 휘린 감독의 각각 42분, 14분짜리 단편은 모두 뉴스타파가 참여한 다큐로, <완순이 그리는 것>은 생존자인 완순 할머니의 삶을 조명했고, <메이.제주.데이>는 4.3 생존자들의 그린 그림을 통해 기억의 세대 전승과 전달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이다. <중섭>은 2024 제주 4.3 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으로, 한국전쟁 당시 제주로 피난을 갔던 이중섭 화가란 실존 인물의 재현과 4.3 시대상을 중첩한 극영화다.

'나, 우리, 그리고 재일조선인' 섹션은 <되살아 나는 목소리>와 <1923 간토 대학살>, <박치기>로 구성됐다. 13일(일) 오전 상영하는 <되살아 나는 목소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2023),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2023) 등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재일조선인 2세 다큐멘터리스트 '박수남'의 의미 있고 장대한 기록을 담았다. 상영 후 박수남, 박마의 감독이 화상연결을 통해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다.

같은 날 오후 상영하는 <1923 간토대학살>은 간토대학살 101주년을 맞은 지난해 광복절에 개봉, 화제 속 1만 3천을 동원한 다큐다. 일본 정부가 왜곡하고 은폐한 진실을 고생스럽고 진지하게 기록한 뚝심 있는 작품이다. 최규석 감독이 백재호 감독(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과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다.

역시 13(일) 상영하는 일본영화 <박치기>는 개봉 20주년 특별상영으로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과 함께한다. 재일조선인 영화인 이봉우가 원작과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됐던 <박치기>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의 연출력을 인정받아 제79회 키네마 준보 베스트 10 1위를 필두로 일본 개봉 당시 일본 내 영화상에서 작품상을 휩쓸었다.

1968년 교토를 배경으로 재일조선인 고교생들의 쟁투와 재일조선인들의 역사적 배경, 일본 고교생이 재일조선인들의 차별적 실상을 알아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상영 후 몽당연필 대표인 권해효 배우와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대담을 펼친다.

12일(토)에 연이어 두 편 상영하는'계엄의 그늘'은 동시대성을 중시하는 서울 4.3 영화제가 마련한 특별한 섹션이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액트 오브 킬링>은 11년 전 국내 개봉 전 이미 전 세계 70개 이상의 영화제에 초청된 문제작으로, 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 당시 100만 명 이상을 학살한 암살단 주범이자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린 안와르 콩고의 업적을 기리는 다큐를 찍는 과정을 충격적으로 담아냈다. 세월호 참사 직후였던 한국 개봉 당시 화제를 일으킨 작품이자 비상 계엄과 내란 사태를 겪은 우리에게 독재와 계엄, 학살에 대한 더 깊은 시선을 재확인시켜줄 걸작이다. 이명세 감독과 영화 유튜버 거의없다가 대담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1980 사북>은 우리의 과거 계엄을 돌아보게 만드는 지난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 수상작으로, 이번이 서울지역 및 개봉 버전 최초 상영이다. 1994년부터 국내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4.16 기록단' 활동 등을 해 온 박봉남 감독이 2019년 5월 초 사북에서 첫 촬영을 시작, 140회 넘는 촬영과 100여 명 넘는 인터뷰를 통해 재소환하며 1980년 신군부의 계엄과 사북 항쟁의 기억을 고집스레 기록해 냈다. 박봉남 감독과 함께 정준희 교수가 2024년의 계엄을 비교하며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4.3 77주년을 맞아 영화제 외에 오는 4월 3일(목) 오전 11시 청계광장에서 4.3 77주년 서울 기념식을, 4월 2일(수)부터 4일(금)까지 청계광장에서 추모공간 및 5대 종교별 의례를, 4월 5일(토) 오후 2시 송현광장에서 4.3과 친구들 연대광장을 진행한다.

영화제를 포함한 모든 행사는 무료로 참여가 가능하며, 영화제의 경우 구글 폼 및 유선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문의는 제주4.3범국민위원회로 하면 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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