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명진이 지난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날아오는 타구를 잡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거포 샛별’ 키움 여동욱
‘새 출루 악마’ LG 구본혁
최강 외인 ‘찜’ 한화 폰세
‘깜짝 세이브 1위’ 키움 주승우
KBO리그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개막 전 전력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승패나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지만, 2진급 젊은 선수들, 그리고 리그에 새로 입성하는 선수들에게는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무대다.
18일 종료된 2025 KBO리그 시범경기를 통해 두산 내야수 오명진은 기회를 잡았다. 오명진은 9경기에서 27타수 11안타 타율 0.407을 기록했다. 전체 타율 1위, 안타 1위, 장타율 1위(0.556), OPS 1위(1.023)로 기록됐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명진은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9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수비력이 받쳐주지 못해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오명진은 약점을 채우기 위해 수비 연습에 매진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경기가 끝나면 수비 추가 훈련을 자청할만큼 의욕이 강했다. 비시즌에도 잠실 실내 훈련장에 가장 먼저 출근했다”고 오명진의 노력을 전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의 눈에도 들었다.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하고 3루수 허경민이 KT로 이적한 두산은 내야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난해 2루수였던 강승호가 3루로 옮기고 공석이 된 2루에 오명진이 강점인 타격을 앞세워 입성한다.
키움 이주형은 9경기에서 2홈런을 쳐 시범경기 홈런왕에 올랐다. 2023년 LG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드될 때부터 ‘포스트 이정후’로 주목받은 이주형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범경기에 출전도 못했지만 올해는 건강하게 시범경기를 소화하며 새 중심 타자로서 면모를 자랑했다.
KIA 이우성은 7경기에서 3안타 2홈런 등으로 8타점을 쓸어담아 타점 1위를 기록했다.
키움의 고졸 신인 내야수 여동욱은 득점왕에 올랐다. 개막전이던 8일 LG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여동욱은 18일 고척 롯데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쏘아올려 7득점으로 KIA 홍종표와 득점 공동 1위에 자리했다.
LG에서는 ‘출루 악마’라 불리는 홍창기보다 더 좋은 출루율을 자랑한 선수가 나왔다. 구본혁이 시범경기 9경기에서 출루율 0.571을 기록하며 유일한 5할대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폰세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우완 강속구 투수로 150㎞ 중반 공을 뿌리며 2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 0은 물론 2승으로 두개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중간 계투로 인상적인 활약을 한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올시즌 본격적으로 선발진에 복귀하는 KT 소형준이 시범경기 2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막 준비를 마쳤다.
세이브 부문에서는 키움 주승우가 가장 앞서나갔다. 3경기에서 모두 3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무리 보직을 맡아 경험을 쌓으며 14세이브를 올렸던 주승우는 올해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팀의 뒷문을 책임진다.
5선발 경쟁 끝에 한 자리를 꿰찬 롯데 나균안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8.2이닝 동안 12삼진을 잡아내며 한화 라이언 와이스와 삼진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사생활 관리 소홀로 비난을 받았던 나균안은 삼진 생산 능력을 앞세워 재기를 꿈꾼다.
홀드 1위는 3개를 기록한 KT 김민수가 차지하며 올시즌에도 KT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질 자격을 증명했다. KT도 시범경기 성적 6승1패로 1위를 달성하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KT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것은 2017년과 2018년 이후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