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에 뿔난 국회, 고려아연 분쟁 사태에 영향 미치나
국가기간산업 영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도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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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8일 신용평가사가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하자 3월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MBK는 신용강등 이튿날인 이달 1일 임원 회의에서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결정하고 3일 이사회를 열어 확정한 뒤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로펌에서 2~3개월 걸리는 회생절차 신청을 불과 3일만에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달 1~3일은 공휴일과 법정대체휴무일로 관공서 업무가 중단돼 기업회생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는 게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이 오래전부터 준비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사흘 전까지 회사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한 점도 논란이다.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서도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사실상 사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홈플러스가 국내 2위 대형마트인데 갑자기 회생신청까지 할 만큼 경영 상황이 어려워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책임을 넘어 '먹튀'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3일 연휴기간에 기업회생을 준비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불완전판매보다 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김병주 MBK 회장이 홍콩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한 점도 여야 의원들의 분노를 키웠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검은머리 외국인 김병주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청문회를 계속해야 하고, 부족하다면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유영하 의원도 "위원회가 11일 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현안질의를 피하듯이 17일부터 19일까지 꼼수로 출장을 갔다"며 "이것은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보고 있다. 위원회 명의로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 역시 "증인이 불출석한 것도 모자라서 서면으로 답하겠다는 등 오만방자한 태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든 법적인 조치와 별도의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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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고려아연을 MBK가 적대적 인수를 하려고 하는데 MBK가 인수하면 홈플러스 짝이 나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된다"며 "MBK의 인수 과정을 보면 굉장히 악질적인 사모펀드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차라리 고려아연 지분을 팔아서 홈플러스를 해결해라"며 "고려아연은 더욱이 국가기간산업인데 어떻게 경영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MBK는 영풍과 연합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 중이다. MBK 측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무너진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명분이 힘을 잃게됐다.
MBK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준현 의원은 "MBK가 여러 업종을 무분별하게 인수를 하면 경영철학이나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보인다"며 "김광일 MBK 부회장은 경영학과 나와서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등 제련사업에 대한 경영 전문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려아연 지분을 팔아서 홈플러스를 해결해라"며 "고려아연은 더욱이 국가기간산업인데 어떻게 경영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광일 부회장은 "전문 경영진, 고려아연 경영진을 중심으로 경영하겠다"고 답변했다.
국회는 조만간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청문회를 열고 김병주 회장을 직접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홈플러스 회생계획 제출 기한 전에 청문회를 열고 MBK가 피해 대책과 자구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점검할 것"이라면서 "김 회장을 청문회에도 증인으로 채택하고 불출석할 경우 고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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