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모든 가구에 20쪽짜리 ‘생존 수첩’ 배포…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모든 가정에 비상 상황 시 행동 요령이 담긴 ‘생존 수첩’을 배포할 예정이다.
19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각 가정에 20쪽 분량의 생존 매뉴얼을 나눠주고 무력 충돌, 보건 위기, 자연재해 등 만일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도록 할 예정이다. 오는 여름 전까지 배포를 마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의 최종 승인만을 앞두고 있는 이 매뉴얼에는 산업 사고, 극단적인 기후 재난, 사이버 공격, 무장 충돌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법이 포함된다. 프랑스 총리실 산하 국방안보사무국 관계자는 “무력 충돌(전쟁)만을 중심으로 다룰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매뉴얼은 비상시 행동 요령을 3단계로 안내한다. ‘자신과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방법’ ‘위협이 임박했을 때 해야 할 일’ ‘지역 방어 참여 방법’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긴급 연락처 목록, 라디오 채널 정보, 핵 위협 시 문과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안내가 포함됐다. 또 비상 시 예비군이나 소방대 등에 등록하는 방법 등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매뉴얼은 ‘생존 키트’를 준비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최소 6리터의 물과 12개 이상의 장기 보관 식품, 손전등과 건전지, 응급 의약품, 라디오, 충전기 등이 들어간다.
라 피가로는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 대국민 연설에서 프랑스와 유럽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미국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 믿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수년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18일엔 프랑스 공군 전력 강화를 위해 라팔(Rafale) 전투기 주문을 확대·가속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유럽 대륙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무장을 갖추며,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원하는 건 우리가 준비되고, 보호받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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