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GBC에 ‘축구장 2배 규모’ 시민 친화 녹지공간 들어선다

현대차그룹, GBC 디자인 업그레이드 나서
부지 내 1만4000㎡ 은행나무 도심숲 조성
GITC와 연결, 디자인 총괄에 ‘포스터 앤 파트너스’
“3월부터 서울시와 협상 본격화”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이하 GBC) 단지 내에 축구장 2개 규모의 시민개방형 도심숲이 들어선다.

19일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접수한 제안서에 따르면 GBC는 242m 높이의 54층 타워 3개동과 전시장, 공연장 등의 저층부 2개동으로 구성되며, 단지 중앙에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대규모 녹지공간 조성 계획이 포함됐다.

파르나스타워나 트레이드타워 등 주변 지역의 고층건물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동시에 유연하고 수평적인 도시 공간배치를 구현하는 것이 이번 개발계획 변경의 목표로 풀이된다.

이번 제안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디자인 구상 단계부터 녹지공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물에 부속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일반적인 건물의 녹지공간 구상과는 처음부터 다른 접근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변경서에 따르면) GBC의 지속가능성 및 공공성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서울이라는 글로벌 도시의 품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녹지규모 면에서도 민간이 개발한 복합단지 중에서 국내 최대 수준인 축구장 면적의 2배 크기(약 1만4000㎡)에 달한다. 도심숲 형태의 개방형 녹지공간에는 서울을 상징하고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의미가 담긴 은행나무 단일 수종이 군락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도싶숲은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GITC) 지상광장(1만3780㎡)과도 인접하면서, 강남권에 서울광장(1만3207㎡) 2배 크기의 시민 공유 공간을 확보한다.

더불어 주 건물인 타워동은 수직 이동 동선과 공간 효율 측면에서 최적화되도록 3개동으로 구성하기로 헀다. 이 건물은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 기술 및 자율주행, 로보틱스, PBV, UAM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건물 인프라와 융합된 하이테크 업무시설로 활용된다.

또한 GBC에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 ▷에너지 절감 ▷보안 및 안전성 강화 등 사용자 편의성 및 만족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미래 신사업을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기업·전문 컨설턴트·스타트업 등 입주 기업들과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빌리티 혁신 클러스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업무시설 외에도 한강, 잠실, 봉은사, 선정릉 등 강남 일대 주요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VIP 방문객들의 장기 비즈니스 출장 수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럭셔리 호텔과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 복합 비즈니스 공간으로서의 역량도 갖춘다. 전시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의 영감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체험형 과학 콘텐츠 등이 전시되는 차별화된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GBC 디자인은 영국의 건축 설계 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맡아서 진행했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 경(남작)은 만 89세의 고령임에도 열정을 갖고 GBC 디자인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터 경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금상, 미국 건축사협회 금상 등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영국의 ‘블룸버그 유럽본사’, 미국의 ‘애플 파크’와 ‘50 허드슨 야드’ 등이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3월 중에 서울시와 관련 협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회경제적 가치와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민간 투자 프로젝트인만큼 사업 추진으로 내수 경기 침체, 건설 경기 부진 등 여러 어려움에 처한 국내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미래 지향적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및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건립될 예정”이라며 “GB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