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진짜 노다지”...‘치료 후 여행까지’ 지자체 의료관광 총력전

지홍구 기자(gigu@mk.co.kr), 우성덕 기자(wsd@mk.co.kr), 고경호 기자(ko.kyeongho@mk.co.kr) 2025. 3. 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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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 관광객 씀씀이
일반 여행객보다 3배 많아
지자체 연 70만명 유치 목표
부산, 의료비자 발급 쉽게 하고
대구, 입국·숙박·진료 ‘원스톱’
K관광 열풍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 환자는 일반 외국인 관광객 대비 체류 시간이 길고, 쓰는 비용도 월등히 많은 까닭에 지역 경제에 한층 힘이 되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입국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의료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8일 전국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내를 찾는 외국인 환자는 2023년 60만6000명을 기록하며 2020년 11만7000명 대비 다섯 배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9만7000명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숫자다.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온 지자체는 본격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2023년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 발표하며 외국인 환자 70만명 유치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지자체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건 일반 외국인 관광객 대비 쓰는 비용이 많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데다 세계 의료관광시장 성장세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호라이즌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95억달러(약 14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의료관광시장은 연 평균 23.7%성장해 2032년에는 794억달러(약 1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1인당 의료관광 소비 지출액은 3550달러로 일반 외국인 관광객(1063달러)보다 3배 넘게 많았다.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 대다수는 서울시를 방문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를 찾은 외국인 환자 60만5719명 중 47만3340명이 서울을 찾았다. 외국인 환자들이 주로 피부·성형 목적으로 찾는 까닭에 관련 병원이 몰려 있는 서울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맞서 다른 지자체들은 지역관광 연계와 더불어 입국부터 출국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용 편의성을 앞세워 외국인 환자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시에서는 병원이 밀집해 있는 중구청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구를 찾은 의료관광객은 1만5010명으로 이 중 5856명인 39%가 중구 관내 병원을 찾았다. 이에 중구청은 최근 의료관광 사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환자 유치업체 관계자 10여 명을 대상으로 팸투어 등을 실시했다.

이들 업체는 외국인 환자의 대구의료기관 이용을 위해 입국부터 예약, 정보 제공 및 숙박 등 진료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광을 연계한 의료관광 상품을 직접 개발 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 내 외국인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은 125곳, 외국인 환자 유치 업체는 48곳이 운영 중이다.

인천시는 국내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환자 이송 서비스, 웰니스 관광 연계 힐링 투어를 강화하면서 주요 수요 국가인 카자흐스탄, 몽골을 비롯해 대만,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내부적으로 2028년까지 현재 대비 2배에 가까운 2만6500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역시 화장품 제조·판매업체가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이와 연계한 의료 뷰티 사업 추진을 도모하는 상태다.

외국인 환자 3만명 유치가 목표인 부산시는 의료비자(전자비자) 신청이 가능한 우수 외국인 환자 유치업체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법무부에서 지정을 받아 외국인 환자 유치 거점 병원 6개소를 추가한 부산시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해외 병원과 원격진료센터를 확대해 외국인 환자가 원격 검진을 통해 국내 입국을 결심하고 ‘방문-치료-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한다. 웰니스(Wellness) 관광지 추가 선정·고도화, 웰니스 의료관광페스타 개최 등도 추진한다.

제주도는 무비자 제도와 관광을 내세워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까지 몽골과 제주를 오가는 전세기를 통해 지역 내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중증 치료나 고난도 수술보다는 건강검진이나 성형, 피부 시술 등을 여행과 결합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요를 이끌어낸다는 게 제주도 전략이다.

제주도는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해외 현지 의료기관 혹은 의료관광 전문 여행업체 등이 참여하는 설명회나 세미나, 박람회 등에 도내 의료기관과 함께 참여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 제주도는 지역 대학교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환자들이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통역 등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수도권의 의료기관과 달리 외국인 환자 방문 규모가 일정하지 않은 제주도 특성상 언어권마다 인력을 둘 수 없기 때문에 도내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료관광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교육해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기고 있다.

전라북도는 전북형 웰니스 관광지 10개소를 추가 발굴하고 전문 인력 양성, 국내외 네트워크 확장, 의료관광 융복합 상품을 추가로 개발해 전북을 ‘가장 한국적인 웰니스 관광지’로 만들기로 했다.

한 수도권 지자체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가 입국하려면 의료관광비자(C-3-3) 또는 치료요양비자(G-1-10)가 필요하지만 불법체류 등 문제로 비자 발급에 어려움 있다”면서 “전자비자 신청 권한을 가진 유치기관과 보호자 범위를 확대하고, 재정 능력 입증 서류 제출 의무 면제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지홍구·대구 우성덕·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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