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시의 적절한 ‘스트리밍’, 강하늘이 광기가 빛난 ‘라이브 스릴러’[리뷰]

이승미 기자 2025. 3. 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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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구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범죄자들을 스스로 처단할 수 있다고 믿는 자극적인 '1인 방송'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영화는 스트리머에게 더 자극적인 행위를 부추기는 것을 넘어 죽음까지 종용하는 등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의 채팅 내용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1인 미디어를 무분별하고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도 경종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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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정의 구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범죄자들을 스스로 처단할 수 있다고 믿는 자극적인 ‘1인 방송’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등장했다. 주연한 강하늘의 광기 어린 연기부터 스릴러 특유의 장르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영화, ‘스트리밍’이다.

21일 개봉하는 영화는 강력 범죄 사건을 다루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라이브 방송 ‘웨그’에서 구독자 수 1위에 빛나는 인기 스트리머인 우상은 여성을 살해한 후 피해 여성의 옷자락을 잘라가는 ‘옷자락 살인마’에 대한 소재를 다루던 중, 우연히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으로 내보내게 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O이토록 시의적절한!

영화는 2001년 촬영을 마친 후 4년 만에 극장에 걸리게 된 작품이지만, 오히려 사적 복수를 내세우는 자극적 1인 방송과 사이버 렉카 등 ‘1인 미디어’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대두된 2025년에 가장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극 중 우상이 범죄자를 ‘프로파일링’ 한다는 명목 아래 끔찍한 사건 현장 사진을 여과 없이 공개하고 살인자에게 별명까지 지어주는 등 피해자에 대한 애도가 아닌 사건의 선정성만 과시하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자극적인 콘텐츠를 점점 찾던 그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점은, 지난해 ‘정의’를 내세우며 여러 사건 사고를 자극적으로 다루다 오히려 공갈 협박 등의 혐의를 받게 된 유튜브 채널 카리큘라 건 등도 떠올리게 해 더욱 몰입감을 높인다.

주인공 우상뿐만 아니다. 영화에는 자극적인 1인 콘텐츠를 중심에 놓고 여러 추악한 인간 군상을 모두 담고 있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짧은 시간에 막대한 돈을 벌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는 스트리머, 여성 스트리머에게 스토킹에 가까울 정도로 집착하는 남성 등이다.

무엇보다 영화는 스트리머에게 더 자극적인 행위를 부추기는 것을 넘어 죽음까지 종용하는 등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의 채팅 내용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1인 미디어를 무분별하고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도 경종을 올린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O강하늘의 제대로 된 ‘원맨쇼’

영화적 재미 역시 놓치지 않았다. 1인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고스란히 옮긴 화면은 재미를 더하고, 90분의 짧은 러닝타임 동안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는 전개는 스릴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또한 스트리밍 방송 중간 삽입되는 광고 영상들이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데, 이런 광고 영상들은 가벼운 웃음을 제공하며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전개상의 치밀한 복선으로도 사용돼 눈길을 끈다.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최대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은 단연 주인공 우상 역을 맡아 ‘원맨쇼’에 가까운 원톱 연기를 선보인 강하늘이다. ‘미담 제조기’라는 배우의 실제 이미지와 맞물려 순박하고 착한 청년을 주로 연기했던 그는 내실은 하나도 없으면서 보여주기에만 치중한 허세 가득한 BJ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특히 영화 초반에는 단순히 미워하기만은 힘든 ‘단순 관종’이었던 인물이 점차 광기에 휩싸이며 미쳐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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