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나와! ‘웸블리 잉글랜드전’ 앞둔 ‘광주 자존심’ 아사니 “알바니아가 얼마나 좋은 팀인지 보여줄 것” [MK인터뷰]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5. 3. 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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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르 아사니(29·광주 FC)는 지쳐 보였다. 아사니가 3월 1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비셀 고베(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120분 혈투를 벌인 뒤 16일 김천상무와의 2025시즌 K리그1 5라운드까지 소화했던 까닭이다.

아사니는 ACLE 16강 2차전 고베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광주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16일 김천 원정에선 8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사니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 가담도 철저히 하며 김천 원정에서 승점 1점(0-0)을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아사니는 김천전을 마친 뒤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며 “고베전에서 120분 혈투를 벌인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김천 원정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인 건 힘겨운 상황 속 승점 1점을 가져왔다는 거다. 피곤한 게 사실이지만 이게 축구다. 어떤 상황에서든 팬들을 위해 100% 이상을 해내야 한다. 그게 프로다. 경기 수가 많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광주 FC에서 활약 중인 알바니아 국가대표 아사니.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에이스’ 아사니(사진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의 ACLE 8강 진출을 이끈 아사니.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사니에겐 쉴 시간이 없다.

아사니는 김천전을 마친 뒤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김천종합운동장에서 김천구미역으로 이동해 고속철도(KTX)를 타고 광명역까지 이동, 광명역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강행군이었다.

아사니가 강행군을 마다할 수 없는 건 이번에도 알바니아 축구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까닭이다. 아사니는 2023년 3월부터 알바니아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있다.

알바니아 국가대표팀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아사니(사진 오른쪽). 사진=AFPBBNews=News1
아사니의 3월 A매치 일정은 특별하다.

알바니아는 3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 돌입한다. 알바니아는 잉글랜드, 안도라, 라트비아, 세르비아와 유럽 예선 K조에 속해 있다.

알바니아의 첫 상대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다.

알바니아는 22일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이 경기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경기다. 알바니아와 잉글랜드의 맞대결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3월 A매치 기간 최고의 경기로 꼽힌다.

아사니. 사진=이근승 기자
알바니아 국가대표 미드필더 아사니(사진 오른쪽). 사진=AFPBBNews=News1
잉글랜드 국가대표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사진 왼쪽), 알바니아전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르는 토마스 투헬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아사니는 “잉글랜드로 바로 가는 건 아니”라며 “알바니아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뒤 잉글랜드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홈구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뛰어본 적이 있다. 그때 생각이 난다. 기대가 큰 경기다. 특히 웸블리 스타디움은 의미가 큰 경기장이다. 잉글랜드가 좋은 팀인 건 맞지만, 마냥 물러서지 않겠다. 알바니아도 정말 좋은 팀이란 걸 보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아사니(사진 왼쪽). 사진=AFPBBNews=News1
아사니는 2023년 3월 28일 폴란드 원정에서 알바니아 대표팀에 데뷔했다. 아사니는 이날 알바니아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보이치에흐 슈체스니 등과 맞대결을 벌였다.

아사니는 이후 알바니아 대표팀의 꾸준한 부름을 받는다. 아사니는 알바니아의 유로 2024 본선 진출에 이바지한 데 이어 유로 2024 본선 무대를 누비기도 했다.

아사니는 2023시즌부터 광주에 몸담고 있다. 광주에서의 꾸준한 활약과 성장이 아사니를 알바니아 국가대표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아사니는 “지난해 광주에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며 “당시엔 솔직히 의문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아사니는 이어 “주변에 ‘왜 그럴까’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시기를 잘 이겨냈다. 프로답게 선수, 감독의 위치에서 각자가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지금은 이정효 감독과 더할 나위 없는 관계다. 이정효 감독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곤 한다”고 했다.

아사니. 사진=AFPBBNews=News1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아사니와 이정효 감독의 관계가 항상 좋았던 건 아니다. 2024시즌 전반기였다. 이정효 감독은 아사니의 몸 상태, 훈련 태도 등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아사니는 2024시즌 K리그1 전반기에 1경기에서 20분을 뛰는 데 그쳤다.

아사니는 이를 악물고 팀 문화에 다시 녹아들며 주전으로 돌아왔다.

아사니에게 이정효 감독은 어떤 지도자인지 물었다.

아사니는 “이정효 감독님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어마어마하다”며 “‘광주만의 축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확고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아사니는 이어 “이정효 감독님만큼 열정적인 분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정효 감독님이 K리그 감독님들 중에선 가장 훌륭한 감독이라고 확신한다. 이정효 감독님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그 부분을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아사니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아사니의 휴대전화 배경화면. 사진=이근승 기자
아사니는 인터뷰 말미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했다. 아사니의 휴대전화 배경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알바니아 국가대표팀에서 찍은 자신의 뒷모습이었다.

아사니는 “알바니아 대표팀에서 뛴다는 건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웸블리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 알바니아의 저력을 보여주고 돌아오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22일 잉글랜드 원정을 마치면 25일 안도라와 홈 경기를 치른다. 광주를 비롯한 K리그 팬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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