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젠슨 황 “AI 시대, 최대치로 스케일 업”...차세대 GPU 파인만 공개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5. 3. 1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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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의 베이워치]
18일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GTC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최대치로 스케일 업(scale up to the maximum) 하라.”

18일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 엔비디아의 최대 연례행사 ‘GTC 2025’의 기조연설 무대에 나타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모든 것은 인공지능 공장(AI factory)을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AI 공장’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일컫는 엔비디아의 용어다. 현장의 한 참가자는 “중국 딥시크 쇼크 이후 고가 엔비디아 AI칩이 필요 없을수도 있다는 여론을 정면 반박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황 CEO는 2시간 30분에 달하는 기조 연설 내내 ‘스케일 업’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스케일 아웃(여러 시스템을 추가하는 수평적 확장)을 하기 전에 스케일 업(기존 시스템의 성능을 최대화하는 수직적 확장)을 끝까지 해봐야한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엔비디아는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차세대 제품 ‘루빈’과 그 다음세대인 ‘파인만(Feynman)’을 공개했다. 파인만의 명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 천문학적인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실리콘 포토닉스 네트워킹 스위치 ‘스펙트럼-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AI칩 스케일업 끝장보는 엔비디아

18일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GTC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날 황 CEO는 ‘엔비디아, 기가와트급 AI공장을 향하는 길을 개척하다’라는 제목의 그래픽을 공개하며, 2026년에는 루빈, 2028년부터 파인만이라는 이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잇따라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1 기가와트는 75만~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로, 현재 1기가와트 이상 전력이 필요한 수준의 데이터센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추진하는 ‘콜로서스’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붐이 일어나며 이에 걸맞는 고성능 칩을 2개년 주기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황 CEO는 이날 “AI공장(데이터센터) 기준 성능으로 H100 ‘호퍼’ GPU 대비 블랙웰은 68배 좋아졌고, 루빈은 900배 좋아질 것”이라며 “같은 성능으로 두고 봤을땐 호퍼 대비 블랙웰의 비용은 13%, 루빈은 3%에 불과하다”고 했다. 황 CEO는 이날 다만 파인만의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하진 않았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 지난해 공개한 블랙웰의 업그레이드 제품인 블랙웰 울트라를 출하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루빈과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를 탑재한 수퍼칩 ‘베라 루빈’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이 제품의 이름은 암흑물질을 발견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에서 따왔다”고 했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의 현세대 수퍼칩 ‘그레이스 블랙웰’보다 성능이 3.3배 늘었다. 이 성능은 2027년 하반기에 나올 ‘루빈 울트라’에선 14배로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스케일 업’ 전략은 한국에게도 호재다. 엔비디아가 자체칩의 성능을 극단으로 높여가는 만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도 지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랙웰 울트라는 기존 192GB였던 HBM3E를 288GB로 50% 늘렸고, 베라 루빈에는 차세대 HBM 제품 ‘HBM4’를 288GM 탑재하고, 루빈 울트라에는 HBM4E 메모리 1TB가 탑재될 예정이다.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도

18일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GTC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오로라 특파원

이날 엔비디아는 대만 TSMC와 함께 세계 최초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상용화한 ‘스펙트럼-X’ 네트워킹 칩을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는 실리콘 내부 미세 회로에 전자가 이동하며 작동하는데, 이 신호를 컴퓨터 간 연결하기 위해선 광자(photon)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전력이 소모된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스펙트럼-X’는 기존 전자를 광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훨씬 줄이며 전력 소모·발열 문제를 잡는 기술이다. 황CEO는 “AI공장에 맞춰 네트워킹 인프라도 혁신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스펙트럼-X는 향후 수백만 개의 GPU가 탑재된 AI 공장을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와 로봇 '블루'/AP 연합뉴스

한편 황 CEO는 지난 1월 CES 기조연설에 이어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로봇 개발을 위한 엔비디아의 플랫폼 ‘아이작(Isaac)’을 활용해서 만든 디즈니의 로봇 ‘블루’가 무대 위에 등장하기도 했다. 황 CEO는 “피지컬 AI는 앞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신시장을 열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AI모델 ‘아이작 그루트 N1’을 오픈소스로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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