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묘목 생산 줄어 ‘품귀’…시세 껑충

정성환 기자 2025. 3.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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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9시,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 위치한 '이원묘목시장'.

강병연 '충북농원' 대표는 "지난해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말라 죽은 묘목이 많아 올해 과수 묘목 공급량이 체감상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과실 가격이 좋았던 사과·배 재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묘목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과 묘목 부족은 이원묘목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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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이원묘목시장 가보니
지난해 폭우·이상고온에 타격
과실값 좋아 재배 수요는 급증
2월 강추위 이어져 출하 지연
복숭아·포도 등은 작년 수준
14일 충북 옥천 이원묘목시장 ‘충북농원’에서 농민들이 묘목을 살펴보고 있다.

14일 오전 9시,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 위치한 ‘이원묘목시장’. 비교적 이른 시간대임에도 묘목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적인 과수 묘목 공급처로 주목받는 이곳에서 올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크게 오른 가격대다.

지난해 한그루에 1만∼1만2000원에 거래되던 ‘후지’ ‘홍로’ 등 사과 묘목의 시세는 1만5000∼2만원으로 50∼60% 껑충 뛰었다. 배 묘목 또한 ‘신고’ 기준 지난해 5000∼6000원에서 올해 8000∼1만원으로 두배가량 치솟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폭우·이상고온 등 기상이변이 심화하면서 묘목 생산량이 급감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곳에서 30년 이상 묘목을 공급해왔다는 김철기 ‘그린묘목농원’ 대표는 “지난해 금강·낙동강 인근에 위치한 사과묘목농장이 큰비로 수해를 보면서 묘목 출하량이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충청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곳은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북 군산에선 기상관측 사상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을 썼고 충남 금산 등엔 ‘200년 빈도 비(200년에 한번 내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극한호우는 9월에도 중부·남부권을 강타했다.

무더위 등 이상고온도 묘목 생장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병연 ‘충북농원’ 대표는 “지난해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말라 죽은 묘목이 많아 올해 과수 묘목 공급량이 체감상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과실 가격이 좋았던 사과·배 재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묘목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기상은 올들어서도 계속됐다는 게 유통인들의 전언이다. 민선미 ‘나무늘보나무시장’ 대표는 “묘목 출하 적기인 2월 강추위가 이어지며 출하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충북지역 2월 평균기온은 영하 2.0℃로 평년(영하 0.3℃)보다 1.7℃ 낮았다.

농민 표정에도 걱정이 역력했다. 충북 음성의 과수농가 정기분씨(72)는 “지난해 여름 과수가 고사한 자리에 보식할 묘목을 50그루가량 사러 왔다”면서 “품종을 계속 바꿔보고 있지만 묘목도 비싸지고 갈수록 농사짓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과 묘목 부족은 이원묘목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현숙 한국과수종묘협회 사무국장은 “묘목 판매 초기임에도 현장에 사과 대목이 부족하다는 문의전화가 전국에서 걸려온다”며 “육묘업체조차 사과 묘목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시세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과수류도 적지 않았다. 복숭아·포도 묘목 가격은 한그루당 각각 8000원, 1만∼1만2000원선으로 지난해와 비슷했고 감은 지난해 8000원에서 올해 6000원으로 오히려 25% 내렸다.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고 수확 시기와 저장성 등 경쟁력 있는 신품종의 수요도 꾸준했다.

강 대표는 “복숭아는 ‘신비’ 등 천도복숭아가, 포도는 ‘BK시들리스’ 등 거봉 계열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과는 저장성 좋은 ‘미야비후지’ ‘미얀마후지’가 인기 있는 가운데 조생종 ‘골든볼’ ‘이지플’이, 배는 ‘그린시스’가 비교적 잘 팔린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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