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을 아시나요③] 시즌2의 가능성과 K-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제작자들 "무궁무진한 설정과 이야기들이 많이 때문에 시즌2 하고파"
관계자들 "'퇴마록', 애니메이션 편견 깨는 계기 돼"
[더팩트|박지윤 기자] '퇴마록'이 장기 흥행에 돌입하면서 시즌2를 원하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유·아동이 아닌 성인을 타겟으로 한 작품의 성공에 K-애니메이션의 발전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퇴마록'은 국내편 1권의 '하늘이 불타던 날'을 다뤘고 그 이후의 세계관과 이야기가 방대한 만큼, 원작 팬덤과 새로 유입된 관객들은 '퇴마록' 시즌제를 원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퇴마록' 제작자들은 시즌2의 제작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감독은 "두 번째 작품을 만든다면 보다 더 일상에서 공감대를 많이 느낄 만한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박용건 아트디렉터는 "자본적인 측면과 경영은 잘 모르지만 디자이너로서는 무궁무진한 설정과 이야기들이 많이 때문에 시즌2를 하고 싶다. 저희는 망상가이기 때문에 여러 시안들을 킵 해놨다. 관련 에피소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러프한 디자인이 꽤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박지호 CG수퍼바이저는 이미 다음 에피소드를 다룬 짧은 티저와 디자인이 있다고 귀띔하며 "'하늘이 불타던 날' 뒤의 이야기가 풍부해서 준비하고 있다. 'N차 관람'하는 관객들이 시즌2를 위해 펀당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작품의 시즌제는 제작자들의 의지와 열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로커스 산업부 관계자는 "저희가 쉽게 갈 수 있는 유아동 애니메이션을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 이유는 성공한 케이스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면서도 현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게 어렵고 극장에서도 이렇다 할 대접을 받지 못한다. 어떠한 작품은 3~4곳에서 크게 투자를 받는다면 저희는 약 10군데에서 조금씩 투자를 받아야 된다"며 "그러니까 한 편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아직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의심이 많은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는 작품의 스코어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위인 '마당을 나온 암탉'은 220만 명을 기록하고 있지만, '겨울왕국'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인사이드 아웃2'도 879만 명의 선택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2'는 세계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배급사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유구한 역사가 있고,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발전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관객의 규모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도 확실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 이를 봤을 때 형식의 장벽 때문에 일반 관객들을 못 끌어당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이든 확실한 개성과 매력이 있다면 충분히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관해 "여전히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도 시장과 제작사의 규모 자체가 너무 다르고, 실사영화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이다 보니까 애니메이션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애니메이션 산업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K-애니메이션은 아주 느리지만 계속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잘 찾아보면 좋은 작품들이 많다. 보다 더 많은 관객들과 쉽게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잘 모르시는 것"이라며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업계에 좋은 아티스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지호 CG수퍼바이저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아직 제작이 많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좋은 콘텐츠들이 많다. 일본과 미국의 시장은 어느 정도 끝을 봤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일본의 만화시장이나 미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처럼 한국에도 있다.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IP가 많기 때문에 K-애니메이션의 강점이자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장르도 많다. 그러니까 새로운 문화의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소위 말하는 '찍먹'을 해보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퇴마록'이 그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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