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마녀', 원작 팬들 실망만 남았다…임재혁 연기가 치명타

최수빈 2025. 3.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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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계 형사 김중혁 役
시종일관 굳은 표정→몰입감 깨는 연기

배우 임재혁이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에서 부족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쇼박스, 미스터리로맨스, 채널A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높았으나 '마녀'는 그 기대를 전혀 만족시키지 못했다. 김태균 감독의 부족한 연출력에 주연 배우 임재혁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연기가 더해졌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큰 '마녀'다.

임재혁은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극본 조유진, 연출 김태균)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작품은 마녀라 불리는 여자를 둘러싼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남자 동진(박진영 분)과 비극의 씨앗이 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여자 미정(노정의 분)이 포기하지 않는 여정 끝에 서로의 구원이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총 10부작으로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임재혁은 동진의 친구인 강력계 형사 김중혁 역을 연기했다. 중혁은 무뚝뚝한 인상에 곁을 잘 내주지 않는 기질을 가진 강력계 형사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받아들인 친구 동진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지자 그가 담긴 단서를 추적하며 엄청난 비밀과 조우한다.

중혁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거리를 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자신도 미정과 같은 존재였던 것. 늘 중혁의 곁에는 의문의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으며 자신을 좋아했던 여성들은 모두 죽거나 다쳤다. 이에 중혁 또한 스스로 고립된 삶을 선택한다.

'마녀'는 마녀라 불리는 여자를 둘러싼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남자 동진(박진영 분)과 비극의 씨앗이 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여자 미정(노정의 분)이 포기하지 않는 여정 끝에 서로의 구원이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로,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채널A

중혁은 서사적으로 깊고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어 섬세한 연기력이 더욱 요구되는 배역이다. 그러나 임재혁은 캐릭터의 무뚝뚝한 성격을 단순히 굳은 표정으로만 연기했다. 극 전반에 걸쳐 거의 변하지 않는 표정 연기는 보는 이들이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느끼기 어렵게 만들었다. 무뚝뚝함과 감정 표현의 부재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다.

또한 주연인 박진영과 노정의의 강렬한 존재감에 비해 임재혁의 영향력은 지나치게 미미했다. 극에서 중혁은 상당히 비중 있는 서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임재혁의 연기력 부족으로 인해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지 않았다.

특히 박진영, 장희령과의 '케미'가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중혁이 유일하게 믿고 마음을 열었던 친구가 동진이었으나 두 사람이 함께하는 장면에서조차 친밀한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은실(장희령 분)과의 로맨스 역시 지나치게 급작스러웠고, 임재혁과 장희령 두 배우 간의 호흡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무거운 분위기와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임재혁의 연기는 그 무게감을 살리지 못했다.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살아가는 형사의 삶을 표현하려면 디테일한 표현이 필요했으나 그는 이를 간과하고 표면적인 표현에만 그쳤다. 이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디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배우 임재혁이 '마녀'에서 강력계 형사 중혁 역을 맡았다. /채널A

물론 배우 개인의 역량 문제만은 아니다. 임재혁의 연기 부족이 몰입감을 깬 것은 사실이지만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의 부족한 실력이 이 문제를 더욱 부각시켰다.

무엇보다 극 전개의 완급 조절이 매우 아쉬웠다. 1회부터 8회까지 필요 이상으로 이야기를 늘어뜨리면서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불필요한 반복이나 의미 없는 대화가 길어지면서 지루함을 자아냈고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에는 부족했다. 그에 반해 마지막 9회와 10회에 모든 떡밥과 이야기를 급하게 회수하면서 작품의 균형이 무너졌다.

10회를 본 많은 시청자들은 "갑자기 이렇게 끝난다고?"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미정이 동진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이나 은실과 중혁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매우 불친절하게 묘사됐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제대로 쌓이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사랑으로 이어지다 보니 시청자들은 공감할 수 없었다.

또한 비장한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연출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으나 무거운 음악이 불필요하게 사용돼 극을 과장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연출은 작품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몰입을 방해했으며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했다.

'마녀'는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원작인 만큼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높았다. 하지만 캐릭터와 이야기가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이게 됐다. 임재혁의 부족한 연기력과 김태균 감독의 연출력 문제가 맞물려 작품 전체가 흔들린 '마녀'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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