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없인 정당도 없다"…與 '탄핵 각하' 시위 현장 가보니
일주일째 헌재 앞 '각하' 릴레이 시위
與 "무조건 탄핵 반대 아냐…공정성 지적"
"고맙다"는 尹 지지자들…"정신 차려라" 지적도
[더팩트ㅣ종로=김수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18일 이례적인 3월 폭설도 헌법재판소(헌재)를 향한 시민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탄핵 반대를 외치는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일주일 넘게 '거리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민과 괴리된 정당이란 존재할 수 없다"라며 '탄핵 각하' 뜻을 함께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절반이 넘는 60여명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기각'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다섯 명, 많게는 아홉 명 정도가 한 조를 이뤄 탄핵심판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취지다.
이날엔 서일준, 박대출, 나경원, 엄태영, 김기현, 곽규택, 이인선, 최수진, 박정훈 의원 등이 돌아가며 자리를 지켰다. 릴레이 시위에 참석한 한 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국민의힘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거리에 나와서 이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하는 모습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안에서 전해 듣는 민심과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은 "거리에 나와 이야기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조건 탄핵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절차적 공정성과 문제점들을 지적한다"라며 "너무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원도 "대통령의 기소와 체포,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적 행위에 대해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 사법질서와 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라며 "대통령 개인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법치주의 관점에서 동의할 수 없는 일들이 헌재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를 용납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강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위를 진행 중인 여당 의원들에 대한 집회 참가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의원들 앞에 와서 "함께 해줘서 고맙다"라며 인사하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은 "국민의힘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 정신 차려라"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의원들 옆으로는 철야 단식농성을 하는 시민들을 위한 천막이 세워져 있었다. 두꺼운 옷과 마스크, 모자뿐 아니라 은색 방열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는 이들이 '양심과 법이면 탄핵은 각하'라는 손팻말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여당 의원들은 이들을 보며 "단식하고 밤새는 이런 분들을 보면서 죄송하고, 대통령이 복귀만 한다면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언론에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도 이렇게 나와 헌재의 결정이 바로잡아지길 바라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헌재 앞 찻길 옆으로는 경찰 버스를 이어 붙인 차벽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헌재 앞부터 안국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탄핵 각하하라',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헌법대로! 탄핵무효!'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탄핵 각하",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사기탄핵 각하하라 삼천배 투쟁'이 적힌 팻말 앞에는 108배를 하고 있는 지지자도 있었다. 일부는 대통령국민변호인단 발언자의 연설을 들으며 호응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여기가 어디라고 오나", "당장 꺼져라" 등을 크게 외치기도 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헌재 앞에 도착했다는 A씨는 "무조건 각하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이렇게 나와서 응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매번 참석한다는 B씨는 "윤 대통령 탄핵은 불법이다. 무조건 기각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오죽하면 계엄을 했겠느냐. 사사건건 정부 하는 일에 훼방을 놓은 민주당과 이재명이 탄핵감"이라고 비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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