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되면 찾아오는 나른함, 춘곤증일까? 아니면 기면증일까? [1분 Q&A]

Q. 최근 들어 날이 따뜻해지면서 춘곤증이 생긴 건지, 저도 모르게 잠드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혹시 제 증상이 기면증은 아닐지...구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기면증ㅣ출처: 하이닥

A. 춘곤증은 특정 질환이 아니라 봄철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피로 증상으로, 졸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봄철 기온 상승과 일조량 증가로 생체리듬이 변화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이 과정에서 몸이 적응하는 동안 피로감과 졸음을 느끼게 됩니다. 춘곤증은 주로 나른하고 무기력한 느낌이 들거나, 식사 후 졸음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고, 기면증처럼 지속적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기면증은 중추성 과수면증의 일종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낮 동안 통제할 수 없는 졸음이 몰려오는 질환입니다. 기면증이 의심되는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순간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졸음

갑자기 강한 졸음이 몰려와 깜빡 잠에 드는 증상입니다. 이는 대표적인 기면증 증상으로, 잠시 자고 나면 1~2시간 정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특정 상황에서 주간 졸림 발생

주로 가만히 앉아 있거나 긴장이 풀리는 상황에서 졸음이 몰려옵니다. 예를 들어, 독서 중, 수업 중, 불이 꺼진 환경, 대중교통 이용 시,식사 후 등이 있습니다. 이때 졸음이 심해져 대화 중이나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쉽게 잠에 빠질 수 있습니다.

3. 탈력발작

강한 감정(웃음, 분노 등)으로 인해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입니다. 주로 얼굴, 목소리, 몸의 일부에서 나타나며, 증상의 빈도는 날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지속 시간은 2~3분 정도이며, 간질과 다르게 의식은 유지됩니다. 탈력발작이 없는 기면증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4. 렘수면 유사 증상

잠들거나 깨어날 때 환각이 나타나거나 수면마비(가위눌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기면증을 의심하고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기면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야간 검사), 다중수면잠복기 검사(주간 검사), 하이포크레틴 검사(뇌척수액 검사)를 대표적으로 시행합니다. 기면증으로 진단되면 약물 치료, 행동요법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기면증은 뇌 속 각성 물질인 하이포크레틴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등의 각성 물질 분비를 돕는 약물(예: 모다피닐)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치료와 함께 주간 졸음을 줄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요법은 개인의 습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

기면증은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춘곤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개선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만약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김혜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