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인터뷰②] 조국 “尹, ‘심우정의 난’으로 합법적 탈옥…法, 공정하다는 신화 깨져”
“정치검찰 근절의 실현은 ‘좋은 검사’ 선택이 아닌 ‘제도 개혁’으로만 가능”
“혁신당 12석만으로 ‘검찰개혁 4법’ 통과시킬 수 없어…민주당 결단 필요”
“검찰이 독점해온 중대범죄, ‘중대범죄수사청’이 맡아야…수사절차법 제정 필요”
(시사저널=이태준‧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 형사 재판과 탄핵심판을 동시에 받게 된 상황에 놓이며 정국이 혼돈에 빠졌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을 놓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역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며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 '공수처 무용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시사저널과의 옥중 인터뷰에서 "공수처의 수사 역량에 대해 비판은 가능하지만,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라며 폐지론에 선을 그었다.
조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석방된 것은 공수처 수사권과 무관하며, 가장 큰 책임은 검찰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그리고 이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 검찰이 법논리와 법기술을 사용해 정치적 개입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혁신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 4법'이 진작 통과됐다면 '심우정의 난'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법원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했다.
"지난 70년간 유지해온 계산법을 갑자기 '시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도, 이에 즉시항고하지 말라고 지시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결정도 이해하기 힘들다. 농을 섞어 비유하자면, '3일장(葬)' 계산을 이제부터 '3일' 아니라 '72시간'으로 하자는 것과 같다. 절차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을 선의로 받아들이더라도, 구속취소문의 취지는 일단 구속취소를 하니 검찰이 즉시항고하여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으라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즉시항고'의 위헌 결정을 여기에 끌어다 썼다. '구속집행정지'는 피구속자에게 부모의 장례식 참석을 허용해주는 것과 같이 잠시 풀어주는 제도인 반면, '구속취소'는 완전히 자유를 주는 것이다. 전자에 대한 '즉시항고'가 위헌 결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후자에 대한 '즉시항고'도 위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 법률가라면 이상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석열 석방을 결정했다. 자신을 총장으로 만들어준 것에 대한 보은, 더 중요하게는 윤석열 석방을 통하여 현재 정국의 판도를 변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동했다고 본다."
현재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심우정의 난'이다. 윤석열은 "내가 총장 잘 뽑았지"하며 흐뭇해 했을 것이다. 윤석열의 심복인 김성훈 경호차장에 대한 경찰의 영장신청을 검찰이 세 번씩이나 기각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대통령 민정수석 비서관인 김주현은 심우정이 법무부 근무 당시 직속상관으로 막역한 사이다. 이심전심이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과 검찰의 결정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하다는 신화는 깨졌다. 결정적 순간, 결정적 사건에서 법논리·법기술을 사용하여 정치적 개입을 했다. '법조엘리트'의 진면목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들 덕분에 내란수괴 윤석열은 '합법적 탈옥'을 한 셈이다. '법의 지배(rule of law)'는 '법조 엘리트의 지배'가 아니다. 정권 교체 후 법률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고민해야 할 사건이었다. 예컨대, 미국은 판사와 검사장을 선거로 뽑는다."
혁신당이 검찰개혁을 주도할 것이라는 일전의 관측과 달리, 동력이 주춤한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혁신당은 원내정당 중 최초로 지난해 8월 수사·기소 분리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고, 현재 법사위 계류 상태다. 12석만으로 검찰개혁 4법을 통과시킬 수 없다. 민주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검찰개혁4법이 통과되었더라면, '심우정의 난'도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당은 대선국면에서도 검찰개혁4법 통과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이다. 민주당이 현재 여러 이유로 이를 긴급 현안으로 삼고 있지 않은데, 정권 교체 이후에는 실행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검찰독재정권'이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정치검찰의 근절이라는 과제 실현은 '좋은 검사'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 개혁'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공수처에 1차 책임이 있다며, '공수처 폐지론'을 주장한다.
"공수처는 설립 당시 바른미래당 등의 협조를 얻기 위해 원래 문재인 정부가 의도했던 규모보다 훨씬 작게 만들어졌다. 현재 인원도 예산도 검찰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다. 현행법상 의문의 여지 없이 내란죄 수사권을 갖고 있는 기관은 경찰이다. 검찰과 공수처는 직권남용 수사를 하면서 '관련 범죄'도 내란죄로 수사해야 한다. 그래서 조국혁신당은 검찰·공수처·경찰이 힘을 합치는 합동수사본부를 제안했는데, 수용되지 못했다.
공수처의 수사역량에 대해서는 비판이 가능하고, 보완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수처가 '불법수사'를 했다는 여권의 주장은 황당한 것이다. 이미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결정에서 수사권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는가.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도 공수처의 수사권과는 무관하다. 윤석열 석방의 가장 큰 책임은 검찰에 있음은 분명하다."
공수처가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가. 공수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처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수사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이 억제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를 범하는 상황은 입법자가 상상하지 못했다. 윤석열 파면 이후 관련 법률을 정비하여, 관할 문제, 수사기관 간의 협력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공수처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 윤석열은 공수처가 채용한 검사에 대한 발령을 내지 않는 치졸한 짓도 했다. 축소·해체되어야 하는 것은 검찰이지 공수처가 아니다."
검찰, 공수처, 경찰을 포함한 국내 수사기관이 각각 향후 어떤 기능을 갖춘 기관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검찰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많은 권한을 보유하면서 그러한 권한을 오남용해왔다. 정치적 표적수사, 먼지털이 수사, 선택적 수사와 기소는 검찰의 고질병이었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취하고 있는 것처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대원칙을 구현해 두 기관 간 상호 협력과 견제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검찰이 독점해왔던 '중대범죄'의 경우 새로 설립되는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전담해야 한다. 여기에는 검찰 내부 수사 인력(검사 혹은 수사관)과 경찰 수사 인력이 들어와 재배치될 것이다. 즉,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역량은 보존된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독자적 역할이 있다. 특히 검찰, 경찰, 중대범죄수사청의 고위직 범죄를 맡게 된다. 이와 동시에 '수사절차법'을 제정해 이상의 수사기관에 대한 규범적 통제를 정형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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