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美, '무역적자국'으로 한국 콕 집었다…상호관세 임박?

세종=박광범 기자 2025. 3. 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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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존 F. 케네디(JFK) 공연예술 센터 대통령 전용석에 서서 무대를 둘러보고 있다./AP=뉴시스

미국이 다음달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백악관 핵심 당국자가 한국을 유럽, 중국과 함께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으로 콕 집어 언급하면서 상호관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언급하는 등 한국을 향한 상호관세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단순관세율 외에 규제 등 '비관세정책'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비관세장벽을 고리로 한국에 관세 압박을 가해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같은 주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①韓, 미국의 8위 무역적자국
당초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사정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이 준비기간 등을 거쳐 2026년은 돼야 시행될 것이란 관측이 정부 내에서도 존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속도전을 폈다. 최대 무역적자국 중국을 비롯해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폭탄을 날렸다.

다음 순서는 한국이 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로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에 이어 8번째로 무역적자액이 많은 교역대상국이다.
②한국 관세, 정말 미국의 4배?
상호관세의 다른 이름은 '보복관세'다. 어느 한 나라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 상대 국가도 이에 대응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주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있어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율이 핵심이란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후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관세를 언급했다. 미국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도 관세가 4배 높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과 함께 불공평하다고 언급한 국가는 인도, 중국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은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실제 대미 수입품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기준 0.79% 수준이다. 환급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관세율은 더 낮다. 연도별 양허 계획에 따라 올해에는 더 낮아질 예정이다.

트럼프의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평균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로 비교했을 때 한국의 MFN 관세율이 13.4%로 미국(3.3%)보다 약 4배 높기 때문이다. MFN 관세율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부과하는 것으로 미국에 적용되지 않는다.

③한국의 비관세장벽 무엇이 있나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비관세장벽도 고려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문제제기 할 주요 비관세장벽으로는 △30개월 이상 연령의 소고기 수입 금지 조치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법안 △자동차 환경규제 △부가가치세 등이 꼽힌다.

당장 전미쇠고기생산자협회(NCBA)는 지난 11일 "한국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 무역"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우리나라가 광우병 우려 등을 이유로 2008년부터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만 허용해 왔는데 이런 조치가 불공정 무역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플랫폼 규제 법안도 미국이 문제 삼을 대표적 비관세장벽으로 거론된다. 특히 해당 규제가 미국 플랫폼 기업들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배제될 수 있단 점에서 미국 측 반발이 큰 상황이다.

실제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과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대형IT기업)들은 내부적으로 한국의 무리한 규제 사례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빅테크 성장에 영향을 주는 과도한 외국 정부 규제에 대해 관세로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데 따른 후속조치로 읽힌다.

자동차 분야 비관세장벽도 미국이 물고 늘어질 수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가스 관련 부품에 대한 변경사항을 보고하는 기준이 불명확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또 한국에서 판매하는 신규 수입 자동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테스트하는 '무작위 차량 검증 시험 절차'에 대해서도 미국은 불만을 갖고 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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