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카드도 애플페이 임박… 카드 업계 '1위' 싸움 더 치열

배규민 기자 2025. 3.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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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애플페이 2막, '꽂는 대한민국' 이젠 사라질까②
[편집자주] 아이폰의 '애플페이' 서비스가 국내 추가 도입을 앞뒀다. 2023년 현대카드가 처음 들여온 이후 2년 만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앞세워 비접촉 카드 결제의 물꼬를 텄다. 이번에야말로 '대는' 방식의 글로벌 표준 카드 결제가 한국에서 보편화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애플페이 확산에 따른 수수료 갈등과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 확대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 2024년 이용금액/그래픽=이지혜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와 KB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면서 올해 카드 업계 순위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신용판매 매출과 순이익 1위 자리를 각각 다른 카드사에 내준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장착 후 본격적으로 1위 탈환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모두 애플페이 도입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신규 고객의 확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10~20대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갤럽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18세~29세 응답자 중 아이폰 사용자가 훨씬 많았으며 20대의 64%가 아이폰 사용자였다. 포화한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10~20대 아이폰 사용자의 흡수는 중요해졌다.

2023년 2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는 실제로 지난해 1월 말 기준 20대 회원 수가 98만명으로 1년 전보다 11.4% 늘었다. 꾸준한 회원 수 증가를 바탕으로 현대카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신한카드를 누르고 연간 신용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 결제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현대카드 개인 회원의 해외 결제액은 3조525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29.3% 증가했다. 애플페이는 국내보다 풍부한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활용도가 더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한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을 계기로 1위 탈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이사는 올해 1월 취임사에서 "본인은 양적 주의자"라면서 "양적 혁신이 없는 회사가 질적 혁명을 이룬 사례는 그 어디에도 없다"며 신규 고객 확보 등 양적 혁신에 대해 강조했다. 신한카드가 신용판매액 전체로는 현대카드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법인회원의 구매 전용 매출을 제외하면 신한카드(159조2491억원)가 여전히 현대카드(148조7455억원)를 앞설 정도로 저력이 있다. 당기순이익 1위도 삼성카드에 뺏긴 만큼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노리면서 그 어느 해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신용카드 회원수/그래픽=이지혜

당기순이익 기준 3위 사인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지주사와 시너지 모색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카드사를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은 교차 판매 등 계열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락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를 포함하면 회원 수가 2000만명이 넘어 업계에서 가장 많다. 20대의 체크카드 고객이 해외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지금은 현대카드 체크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아직 애플페이 결제액과 건수가 전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은 한계점이다. 지난해 애플페이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 카드 결제 금액은 2조원으로 현대카드의 전체 결제 금액 중 1.1%에 불과하다. 업계는 단말기 보급 확대와 교통카드 기능까지 탑재되면 애플페이 이용 건수와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수수료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객 편의성 제공과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다른 카드사도 순차적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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