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이 더 비싸요”…프랜차이즈 커피도 ‘이중가격제’

김은혜 기자 2025. 3. 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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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이디야, 18일부터 ‘배달 전용 판매가’ 운영
맘스터치·굽네치킨 일부 가맹점…본사 지침 없이 자체 도입
이중가격제, 배달 메뉴 가격 인상 요인…소비자 부담 우려도

프랜차이즈 업계가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가맹점들은 원재료 상승과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이중가격제나 배민 앱(애플리케이션)의 포장 주문 수수료 인상(본지 2025년 3월14일 보도) 등이 결국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결국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는 가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상생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해 버거 브랜드 프랜차이즈에 이어 외식업계가 잇따라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추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전국 매장 수 3000여 개를 보유한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는 18일부터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배달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한다. 이에 따라 제조 음료는 300원, 베이커리·RTD (Ready to Drink)·RTE (Ready to Eat)·스틱커피 등 일부 품목은 500원 인상된다.

이디야커피 측은 “최근 배달 수수료 인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맹점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장기적인 품질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 수요가 많은 아메리카노 가격은 동결이고 이외 전 제품에 이중가격제를 시행한다. 또 이디야멤버스 자사 앱의 배달·포장 서비스는 가격 변동 없이 운영된다.

이처럼 배달 주문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롯데리아·버거킹·맥도날드·KFC·프랭크버거 등 유명 버거 브랜드 프랜차이즈가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이밖에 피자스쿨·배스킨라빈스·파파이스·호식이두마리치킨·한솥도시락 등도 배달 앱의 판매가를 조정했고,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본죽과 본죽&비빔밥 역시 지난달부터 이에 동참했다.

커피 전문점 이디야커피가 18일부터 배달 가격을 더 받는 이중가격제를 시행한다. 사진은 브랜드 모델인 배우 변우석. 이디야

본사가 도입한 지침은 아니나 일부 점주가 별도로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 1450곳 중 48곳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맘스터치 본사는 매출 감소를 우려해 배달 메뉴 가격 인상을 자제하도록 권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치킨 브랜드 매출 4위인 굽네치킨도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에서 이중가격제를 적용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이에 1만9900원인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이 일부 매장에서 2만1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000∼3000원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굽네치킨은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배달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킨 브랜드 등 본사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은 부담이다. 사실상 소비자에겐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 소비자 반감이 커지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런데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본부는 점주가 자체적으로 개별 가격 정책을, 예를 들어 이중가격제를 시행해도 규제할 수 없게 돼 있다.

맘스터치·굽네치킨 일부 가맹점이 본사 지침 없이 별도의 이중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이중가격제가 물가 상승을 촉발한다는 우려는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이 이중가격제를 시행한 후 11월 도시락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1.1% 급등했다. 이 가운데 외식 물가 역시 계속 오름세다. 올 2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는데,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0%) 상승폭보다 컸다.

이에 이디야가 자사 앱 고객에 한해 기존 메뉴 가격을 제공하는 것처럼,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자사 앱’을 통한 자구책을 내놨다. 자사 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 특정 배달앱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대안이다. 이런 방향성에 따라 교촌치킨 앱 누적 회원은 지난해 4분기 기준 620만명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bhc는 지난달부터 회원제의 새로운 앱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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