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악담보다 미담이 낫잖아요"…'스트리밍' 강하늘, '광기 스트리머'가 된 미담 제조기(종합)

조지영 2025. 3. 1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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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담이 끊이지 않는 배우 강하늘(35)이 필모그래피 중 가장 파격적인 날것의 연기로 다시 한번 인생작 경신을 예고했다.

범죄 영화 '스트리밍'(조장호 감독, 베리굿스튜디오 제작)에서 한국에서 가장 핫한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을 연기한 강하늘. 그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스트리밍'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는 스트리머가 실시간 방송으로 미궁에 빠진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 '스트리밍'.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를 집필한 조장호 작가가 직접 연출에 나선 '스트리밍'은 현재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사이버 렉카의 명과 암을 다룬 소재에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보는 이들에게 극한의 스릴을 선사하는 3월 신작이다.

특히 '스트리밍'은 '믿고 보는 배우' 강하늘의 파격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전문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변신한 강하늘은 극의 대부분을 상대 배우가 아닌, 실체가 보이지 않는 채널 관찰자들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당백 원맨쇼를 펼치며 '스트리밍'의 전반을 이끌었다. 때로는 불량스럽고 건방져 보이는 모습으로 전과 다른 얼굴을 연기한 강하늘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쫓는 스트리머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풀리지 않는 연쇄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복잡다단한 우상의 얼굴을 다채롭게 담아냈다.

이날 강하늘은 "진짜 오랜만에 새로운 작품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가 잊고 살았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도 어제(17일) 영화를 봤을 때 관객 모드로 재미있게 보고 관객처럼 우상의 마음을 같이 따라간 것 같다"며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끝낸 뒤 만난 작품이 '스트리밍'이었다. 비단 내가 원톱으로 출연해 선택한 작품은 아니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이 영화는 내 원톱 영화라는 생각을 1도 안 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봤는데 영화라는 매체에서 오랜만에 연극적인 톤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신선하게 다가왔다. 보통 연극 대본이 대사가 정말 많고 영화 대본은 대사가 많지 않다. 그런데 '스트리밍'은 한 페이지 전부 대사니까 너무 신기했다. 영화를 찍는데 연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그래서 부담도 전혀 없었다. '스트리밍' 촬영 당시 '동주' 촬영도 생각 나더라. '동주' 때는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 스태프가 모여 한 신, 한 신을 연구했다. 이러한 경험이 '동주' 이후로 '스트리밍'이 처음이었다. 감독과 배우만 고민한 게 아니라 다 같이 모여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고 다른 작품을 촬영할 때도 '스트리밍' 이야기를 할 정도로 좋은 기억을 남긴 작품이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속에서 우상 캐릭터 비중이 높지만 다른 캐릭터도 많았다. 다만 이 작품은 롱테이크, 원테이크 기법이 많았고 실제로 그런 기법을 내가 워낙 좋아했다. 내가 참여한 영화 작품 중에서는 이렇게 작업한 게 처음이었다. SBS 드라마 '상속자들' 마지막 신을 그렇게 찍었다. 그때도 원테이크로 찍었는데 정말 좋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촬영 기법인데 '상속자들' 이후 만나기 조금 어렵더라. 그러다 '스트리밍'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감독에겐 이런 기법이 정말 모험이고 쉽게 시도하기 어렵지만 제대로 소화한다면 정말 신선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리머로 파격 변신한 강하늘은 기존의 작품에서 보여주지 못한 변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하늘은 "우상이라는 캐릭터가 빌런, 광기를 연기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지 않았다. 단지 나는 이 캐릭터가 원하는 것, 욕심, 욕망을 조금 더 사람들에게 잘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보는 사람들에게 광기라고 느껴질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 어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본 내 친구들이 우상에 대해 '정말 미친놈처럼 보이더라'고 하더라. 연기할 때는 광기로 표현하겠다 생각은 안 했는데 그렇게 봐주는 것 같다"며 "나는 '전작에서는 이런 캐릭터였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전략적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머리가 안 된다.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있으면 선택하는 편이다. '스트리밍'도 그런 재미를 느껴서 선택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리머를 연기하기에 앞서 캐릭터에 참고한 유튜버는 스트리머 김원과 디바제시카였다. 디바제시카는 사건을 설명하면서 사진을 띄우는데 그걸 우상 콘셉트로 가져왔고 김원의 분위기를 우상 캐릭터에 녹여내려고 했다"며 "스트리머에 대한 콘셉트만 가져왔을 뿐 우상은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려고 했다. 우상 내적인 모습에서 비호감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럴 듯한 거짓말 같기도 한데 진짜 같기도 하고 뭔가 허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호감보다는 비호감을 주고 싶었다. '착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사이버 렉카에 대해서도 "우상을 연기하면서 이런 인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관객이 인지했으면 좋겠다. 내가 '우리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가져달라'고 말 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일이지만 한 번쯤 내 주변, 그리고 이러한 영상 하나로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미담 제조기'로서 높아진 기대에 대한 부담에 대해 강하늘은 "미담이 악담보다 낫다. 부담은 없고 당연히 좋다. 다만 부끄럽다. 나를 칭찬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볼까 하지만 그것도 잘 안 된다. 평소에 노력해서 사는 건 아닌데 늘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나는 착하지 않다.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늘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다 같이 웃는 일 만들면 좋지 않나? 현장에서도 웃으면서 촬영하면 좋아서 웃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그걸 예쁘게 봐주는 것 같아 그 또한 감사하다. 사실 못 참는 부분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예의 없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는 예의 없는 후배를 많이 혼내기도 했다. 단순히 예의 없는 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굉장히 미묘한 부분에 예의 없는 행동이 느껴진다면 그 때 한 번씩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무례하게 되어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나? 그런 부분을 말해주려고 한다. 후배들에겐 한편으로는 꼰대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웃었다.

더불어 강하늘은 "'스트리밍'은 계속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나는 카메라 렌즈를 못 보는 트라우마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그 트라우마가 있다. 이 영화는 카메라를 보며 연기를 해야 하니까 카메라를 보게 됐지만 실제로는 정말 카메라를 못 본다. 트라우마는 어렸을 때 드라마 촬영 때 생겼다. 신인 때였고 아무 것도 모를 때였다. 카메라 앞에 필터가 달려 있는데 그게 거울처럼 보였고 무의식적으로 그 필터를 보며 머리를 매만졌다. 그런데 그게 카메라 감독에게 굉장히 실례라고 하더라. 그때 살면서 제일 크게 욕먹었던 것 같다.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는 감독들도 많이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카메라를 못 보겠더라"고 웃었다.

주목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강하늘은 "어릴 때 딜레마가 있었다. 관심의 중앙에 들어가는 걸 정말 안 좋아하고 남들 앞에 서 있는 걸 못 버텨한다. 그런데 내가 하는 건 연기다. 연기를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부터 '내가 지금 뭐하는 것이지?'라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정확한 스위치를 만드는 것이다. 배우 강하늘과 인간 김하늘(본명)의 스위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더라. 연기할 때 모든 상황은 강하늘로 스위치 온 하고 집에서 온전히 김하늘로 쉰다. 내 휴식 루틴이 집에 들어가면 휴대전화를 아예 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급한 연락이 와도 못 받는 경우가 있지만 온전히 김하늘로서 나의 행복을 찾아야 배우 강하늘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계속 강하늘처럼 살았다면 금방 떨어져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며 "집에서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뭘 한다기 보다는 아무런 연락 없이 내가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고 가만히 있고 싶으면 가만히 있는다"고 말했다.

'스트리밍'은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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