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탄핵을 출세 발판으로" 조국혁신당 구로구청장후보 겨냥
국민의힘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거운동의 장으로 이용" 서상범 후보 비판
서상범 "변론 끝나 대리인단 역할 마쳐..출마 위해 대리인단 들어간 것 아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에 참여한 서상범 변호사가 4·2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로 출마하기로 하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상범 조국혁신당 후보는 헌법재판소에서 변론이 끝나 대리인단의 역할은 끝났고, 당에서 법률위원장으로서 윤 대통령 탄핵 관련 업무를 해오다가 당의 추천으로 탄핵 소추 대리인단에 합류했을뿐 출마를 위한 활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17일 1면 <구청장 나오는 尹탄핵 변호사>란 기사에서 “세금으로 수임료를 받고 대통령 탄핵 소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이 선고되기도 전에 정당 후보로 선거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라며 “서 변호사와 조국혁신당 스스로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정파성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8면 <'탄핵'을 출세 발판으로…선고도 전에 나선 변호사>란 기사에서 지난 16일 서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당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정치인 서상범은 사법적 탄핵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탄핵을 완성시키기 위해 구로구청장에 출마한 것”이라고 한 발언 등을 인용하면서 “그러나 특정 정당 당적을 가진 변호사가 수임료를 받고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에 들어가고,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 후보로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서 후보 출마를 비판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조국혁신당 스스로 '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 그때 더 힘을 받아서 구로에서 탄핵을 완성하겠다'고 했다”며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거운동의 장으로 이용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지난 17일 논평에서 “특정 정당 소속인 변호사가 국회 대리인단에 선임된 것부터가 잘못”이라며 “그에게는 '출마'가 '탄핵 심판'보다 더 중요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후보는 선거 출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났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나갈 수 있었겠지만 파면 결정이 지연됐고 후보 등록일자(13~14일)가 임박해 후보 등록을 했다”며 “(탄핵 심판) 변론이 종결돼서 대리인으로서 할 일은 마쳤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 탄핵을 12·3 비상계엄 전부터 준비했는데 탄핵 관련된 당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국회 측 대리인까지 맡게 됐다고 했다. 서 후보는 “내가 출마를 위해 탄핵 소추 대리인단에 들어간 건 아니었다”며 “난 조국혁신당 법률위원장이고 (비상계엄 전부터) 탄핵 소추안 준비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11월20일 공개했던 15개 사유를 담은 탄핵 소추 의결안을 작성하는 등 탄핵 관련한 일을 계속 담당해왔기 때문에 당 추천으로 탄핵 소추 대리인단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으로 수임료를 받는 것이 정치자금법 등과도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서 후보는 위임계약을 체결해 일시불로 수임료를 받았고 파면 시 받을 성공 보수도 후보 등록 이전에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와 관련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구로구에는 내가 신혼 이후에 계속 생활을 해왔는데 당에서 요청이 있어서 출마를 준비한 것인데 그것이 탄핵 소추 대리인단 합류와 관련이 있지는 않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보도해주면 오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 (조선일보와 국민의힘 측에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 한국 경제발전을 선도했던 지역이었다가 최근 첨단산업으로 구로디지털단지가 바뀌긴 했지만 판교 등에 비하면 저평가되고 있는데 내 경험을 살려 유럽 등의 해외 벤처기업을 선발·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며 “조국혁신당이 사회권 선진국을 향한 8대 목표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를 최초로 실현하기에 구로만큼 적절한 지역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서울시 법무담당관,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서 후보의 후원회장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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