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웬 폭설?”···갑작스러운 눈에 휘청, 롱패딩 다시 꺼내
시민들의 옷차림이 다시 두꺼워졌다. 18일 오전 때아닌 ‘3월 폭설’이 쏟아졌다.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다시 중무장하고 나온 시민들은 “세탁한 롱패딩을 다시 꺼냈다”며 3월 폭설에 의아해했다.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내린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못한 출근길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수도권에는 기상청 통계 집계 이후 역대 가장 늦은 시기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아침까지 수도권에는 시간당 1~3㎝의 강한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전날 밤부터 제설 대책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지난 14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영상 18도까지 오르는 등 봄 날씨에 맞춰 옷차림을 준비했던 시민들은 3월 폭설에 황당해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60대 정순희씨는 이른 오전부터 빌라 앞 계단의 눈을 치웠다. 정씨는 “올겨울엔 눈이 많이 안 와서 이번 눈이 더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며 “출근한 아들은 세탁한 롱패딩을 다시 꺼냈다”고 했다.
사람들은 교통 대란을 걱정하며 일찍 집을 나서기도 했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직장으로 향하던 홍보영씨(28)는 “(3월 눈 소식에) 어이없다고 느꼈다”며 “버스가 막힐까 싶어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왔다”고 했다.
출근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큰 혼란은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내린 눈이 쌓여 출근길이 온통 미끄러워 여기저기서 휘청이는 모습이 보였다. 평소 버스를 이용하다가 이날은 지하철 출근을 선택했다는 직장인 이승훈씨(46)는 “내린 눈이 치워지지 않은 곳들이 많아서 질척거리는 눈에 몇 번을 미끄러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날 폭설로 의정부경전철이 멈추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기도 했다. 직장인 이보현씨(39)는 “평소보다 버스가 크게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었지만 3월에 이런 추위에 이런 폭설이 오다니, 이게 다 기후위기 문제 때문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례적인 봄눈 소식에 들뜨기도 했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임인선씨(69)는 첫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 가서 눈 덮인 홍매화 사진을 찍었다. 조병식씨(67)도 “이런 날엔 경치가 좋아 산에 사람이 많다”며 설산을 감상하기 위해 인근 관악산에 올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과 경기·강원 영서 지역 등의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서울·인천·경기 서부 지역에선 낮 12시~오후 3시까지, 경기동부지역엔 오후 6시~9시까지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박정연 기자 jungyeon@kyunghyang.com,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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