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눈앞 헤지스, 해외 패션시장 꽉 잡은 비결은?
이런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브랜드가 있다. LF의 패션 브랜드 ‘헤지스(HAZZYS)’다. 헤지스는 단일 브랜드로 지난해 매출이 약 9000억 원으로 ‘1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찍이 중국, 대만, 베트남,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LF에 따르면 헤지스는 최근 2년 연속 해외 시장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3년 헤지스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5% 성장했다. 특히 헤지스의 시그니처인 ‘아이코닉 컬렉션’의 해외 시장 성장률이 두드러진다. 이 컬렉션은 글로벌 패션 트렌드와 맞물려 2023년 전년 대비 478%, 지난해도 106% 증가했다. 헤지스의 해외 매장 수는 2020년 약 493개에서 올해 약 560개로 늘어나 국내 매장 수(270여 개)의 두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헤지스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로는 프리미엄 전략이 꼽힌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업체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첫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대부분의 중국 진출 국내 브랜드들이 중저가 전략을 내세웠지만, 헤지스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아울러 상하이, 남경 등 명품 백화점에 입점시켜 고급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현재 중국 내 헤지스 매장 수는 530여 개에 이른다.
대만과 베트남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했다. 헤지스는 2013년 대만 시장에 진출 후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입점한 대만 최대 백화점 퍼시픽 소고의 본점을 비롯해 현재 2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2017년 처음 진출해 하노이점 매장 1호점을 시작으로 호치민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81’ 등에 매장을 열었다. 현재 베트남 내 헤지스 매장은 10여 개에 달한다.
유럽에서는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헤지스의 브랜드 명은 1928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최고 로잉(수상 스포츠 조정) 팀으로 알려진 ‘헤지스 클럽(HAZZYS CLUB)’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유럽 문화와 맞닿은 브랜드 스토리를 내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헤지스는 글로벌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패션위크 등을 통해 유럽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와의 컬렉션 전시를 시작으로 2020 런던 패션위크, 2024년 파리 프랭땅쇼, 2025 런던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열었다. LF 관계자는 “모스크바에서는 현재 아이코닉 컬렉션 위주로 선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유럽 내 추가 매장 오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스는 올해 인도와 중동 시장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헤지스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지키면서도 혁신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며 “아시아를 넘어 인도, 중동, 유럽까지 진출 국가를 확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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