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연맹전] '형도 누나도 농구선수' 양정중 신주빈, 매 경기 블록슛 기록하는 포인트가드
양정중 3학년 신주빈(184cm, G)의 수비 센스가 눈길을 끈다.
양정중은 17일 전남 해남군 동백체육관에서 열린 제62회 춘계 전국남녀 중고농구 연맹전 해남대회(이하 춘계연맹전) 남고부 결선 삼일중과의 경기에서 82-79로 승리했다.
남중부 결선 첫날에 치러진 경기 중 빅매치로 꼽혔다. 두 팀 모두 4강권으로 평가받으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고, 실제로 그랬다.
양정중은 전반을 50-41로 앞선 채 정리했지만, 3쿼터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64-61까지 따라잡혔다. 이어진 4쿼터에선 한때 70-59로 달아나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삼일중 에이스 한재찬 수비에 실패하면서 74-74,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양정중은 박재형의 3점슛과 오제훈의 풋백 득점 등으로 다시 리드를 손에 넣었다. 경기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양정중의 리드로 80-77, 삼일중은 빅맨 윤성민이 골밑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자칫 앤드원이라도 내주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
양정중은 신주빈이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윤성민의 볼만을 정확히 긁어내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결승 블록슛이나 다름없었다.
신주빈은 이날 37분 52초를 소화하면서 3점슛 1개 포함 17점 7어시스트 6리바운드 4블록슛 2스틸로 활약했다. 7어시스트와 4블록슛은 이 경기 최다 어시스트와 블록슛에 해당한다. 신주빈은 조별 예선에서도 매 경기 블록슛을 기록한 바 있다.
진상원 코치는 "정통 가드 느낌의 선수다. 본인이 패스를 주는 것도, 만들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신체 조건과 수비 센스, 경기를 보는 눈이 워낙 좋다. 리딩에도 강점이 있다. 주빈이의 형(단국대 2학년 신현빈, 197cm)과 누나(온양여고 1학년 신서빈, 176cm)도 키가 크다. 장신 가드가 될 자원이다"라고 신주빈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주빈이 보완해야 할 점도 함께 언급했다. 진 코치는 "공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주문하고 있다. 슛도 성공률은 나쁘지 않은데, (슛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반드시 개선했으면 한다"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선수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신주빈은 경기 후 "예선은 어렵지 않았는데, 삼일중은 빡세다고 해서 긴장했다. 그래도 우리끼리 '얘네 이기고, 다음에 용산 잡자'고 의기투합했다. 팀원들이 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연이어 "삼일중은 수비가 강하고, 슛이 좋더라. 센터 32번(윤성민)을 계속 스위치 하면서 1대1로 공략하려고 했다. 초반엔 잘 풀리지 않았지만, 후반엔 잘됐다. 하지만 2번(한재찬) 수비가 부족했다. 강하게 좁히자고 했는데, 실점(48점)을 너무 많이 해서 반성 중이다"라고 결선 첫 경기를 돌아봤다.
경기 막판 삼일중 윤성민의 슛을 막아낸 것에 대해선 "볼만 걷어내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며 원동력으로 의지를 꼽았다.
자신의 장점을 묻는 말엔 "돌파해서 제치는 걸 잘한다. 마무리도 좋은 편이다. 항상 한 골을 시도하더라도 정성껏 하려고 한다. 패스 주는 것도 좋아하고, 어시스트 패스가 들어가면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팀원들의 찬스를 세심히 봐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한편, 진 코치는 "(신주빈이) 공격적으로 뺏는 걸 좋아한다. 자제시키려고 하는데, 볼이 자꾸 손에 걸리니 선생님 이야기를 안 듣는다"고 웃어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한 마디로 손맛을 봤다는 것.
신주빈은 "(상대가 소유한) 볼이 조금씩 걸리다 보니, '이건 뺏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뺏으려는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1대1 수비할 때 손만 가는 경우가 있는데, 발부터 따라가려고 신경 쓴다"고 말했다.
덧붙여 "3점슛도 보완해야 한다. 오늘은 3~4개 정도 던져서 1개 넣었다. 슛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적게 던지는 것도 있다. 평소 슛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더 열심히 해서 슛도 장점이 되도록 하겠다. 단점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라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8강에 오른 양정중의 다음 상대는 올 시즌 남중부 최강자로 지목된 용산중이다. 양 팀은 오늘(18일) 오후 2시 30분에 동백체육관에서 4강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신주빈은 "우리가 연습했던 것처럼 계속 속공 밀고,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용산중이 강팀이지만, 위축될 필요는 없다.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겁먹지 말고 열심히 훈련한 걸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이걸 이어가면 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 제공 = 한국중고농구연맹(KSSBF)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