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美 관세 정해진 수순…정부 대응 '뒷북'?

세종=최민경 기자 2025. 3. 1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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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법무부를 방문해 연설을 갖고 “러시아로부터 일부 매우 좋은 반응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16 ⓒ AFP=뉴스1

미국의 '선(先) 관세, 후(後) 협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점인 오는 4월 2일 이후 범부처 협상단을 꾸려 방미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다만 1월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제외하곤 고위급·실무급 방미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3 계엄사태 이후 탄핵 정국 속에서 정부의 역할도 제한되는 모양새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오는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관세 부과가 구체화되면 범부처 차원에서 방미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이 오는 4월 2일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현지 방송에서 상호관세 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것과 동일한 관세를 (상대국에)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공정성과 호혜성의 새로운 기준에서 잠재적으로 전 세계 각국과 양측 모두에 합리적인 새로운 무역 협정을 위한 양자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며 미국이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재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상호관세를 토대로 각국과 개별 무역 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한미 FTA 재협상 등을 염두에 둔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최근 미국 방문 후 귀국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직접 챙기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그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로선 정부가 대응할 묘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부처 중에선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부만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실무진급 등만 미국을 방문해 아웃리치를 시도했다. 지난달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방미 성과로 비관세장벽(NTB) 등의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지만 미국 측의 오해를 푸는 차원일 뿐 별다른 논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난 1월 초 한국을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CL)의 최하위 범주인 '기타 지정 국가'에 추가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최근에야 동향 파악에 나섰다. 민감국가는 국가안보, 핵 비확산, 지역 불안정, 경제안보 위협, 테러 지원 등의 이유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국가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관계기관들이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해 한미간 과학기술 및 에너지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라"면서 안 장관에게 "이번주 중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적극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관세와 관련해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 측의 동향을 파악하고 미 측에 우리의 노력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상호관세 대상 유력 업종 등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노력하라"고 주문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4월 관세부과가 구체화 되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미국 정부 관계자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신중론'을 기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없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대책을 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권한대행 체제가 아니었다면 대통령이 통화하거나 방미를 통해 협상할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기재부, 외교부 등 여러 부처가 방미 등에 나서면 미국 측에 적극성을 보여줄 순 있지만 컨트롤타워가 없어 부처 간 조율되지 않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산업부에 실무적인 책임과 권한을 실어서 대응을 일원화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도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긴 하지만 우리 정부가 서둘러서 협상을 끝내는 데 목표를 두기보단 잘 협상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무역 협상을 해가는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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