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연금개혁 다시 신경전, 20일 본회의가 마지노선

여야 주장 모두 명분이 없는 건 아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어제 “그동안 단 한 번도 여야 합의 없이 연금개혁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민주당은 특위 구성에서 합의처리라는 최소한의 원칙조차 거부하며 논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연금특위는 여야 13명으로 구성된다. 야권이 7명(민주당 6명, 조국혁신당 1명)으로 더 많다. ‘합의처리 의무’가 명시되지 않으면 특위가 야당 의도대로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모수개혁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분리해 합의하기로 결정했는데, 연금특위 구성이 안 되면 못 하겠다는 국민의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연간 32조원, 하루 885억원씩 기금 적자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답답할 따름이다.
모수개혁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기금 고갈 시점을 9년 늦추고, 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한 시간을 버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정부도 큰 틀에서 환영한 마당에 18년 만에 찾아온 천금 같은 기회를 고작 연금특위 출범 조건 같은 소소한 사안 때문에 걷어차는 건 국민 앞에 죄를 짓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면 모든 이슈가 묻힐 게 뻔하다.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모수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한발씩 물러나는 게 순리다. 오늘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타협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연금개혁은 세대 갈등을 줄이고 국민 통합의 길을 여는 시금석인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앞으로 특위에서 논의할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구조개혁은 여야 간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과제다. 모수개혁도 못 하는 국회에 구조개혁이라는 난제의 해결은 기대난망이다. 모수개혁 입법이 파행 중인 여야 국정협의체에도 온기를 불어넣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대한 협치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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