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선도함 유보에 HD현대重 “국익·원칙대로” vs 한화오션 “경쟁입찰”…27일 결론낼듯

정충신 기자 2025. 3. 17. 22: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사청, 선도함 누가 할지 결론 못내…27일 2차 사업 분과위서 결론낼듯
한화오션 “ K-해양방산 경쟁력 제고 위한 공동계약 방안에 대승적 협력”
HD현대중 “방추위 최종 의결 전 입장 밝히는 것 부적절…국익 부합 결정해야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방위사업청이 17일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선도함 건조 주체를 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7일 추가 회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이날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관련 ▲ 수의계약 ▲ 경쟁입찰 ▲ 양사 공동 설계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 필요 사유와 공동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깊이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방사청은 내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전 27일 다시 사업분과위원회를 소집하고 사업 추진 방식을 정할 방침이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선도함 건조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17일 방위사업청의 결론 유보에 신경전을 이어갔다.

방사청은 이날 사업분과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두고 ▲ 수의계약 ▲ 경쟁입찰 ▲ 양사 공동 설계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관행에 따라 KDDX 기본설계를 담당했던 자사가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한화오션측은 분과위 이후 이례적으로 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이번 분과위 안건 보류는 그동안 일방적으로 추진돼온 수의계약 사업방식의 부당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경쟁입찰 방식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전력화 지연 우려를 극복하고 K-해양방산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공동계약 방안에 대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이 2024년 6월12일부터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MIST)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총 5건의 논문을 공개하면서 미래 함정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선행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했다고 6월14일 밝혔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KMIST에서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한화오션 제공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최종 의결 전에 분과위 경과에 대해 방산업체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면서도 "그동안 기업의 입장은 충분히 전달된 만큼 이제는 규정과 원칙에 따라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KDDX 사업은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두 업체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됐다.

HD현대중공업는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전력을 감안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에 보낸 서신을 통해 "엄중한 현 안보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 지연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KDDX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대한조선학회장을 지낸 김현수 인하공전 조선해양과 교수는 함정사업에서의 선도함 건조 및 상세설계 업체 선정은 시제기를 미리 제작하는 전투기 개발 등과 달리 수의계약을 하고 경쟁입찰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상세설계 결과물이 바로 선도함 건조로 연결되고 시험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책임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함정개발에 가장 큰 리스크가 따라 붙는 이유는 시제품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근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개발에 성공한 KF-21의 경우에는 시제기가 6대나 있다. 전투기 개발은 시제기를 통해 충분히 기술적 검증을 끝낸 다음 양산에 들어가지만, 함정은 시제함이 곧 전력화되는 1번함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만큼 체계종합업체는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함정연구개발의 1단계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2단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시제함인 1번함의 연구개발이 끝나야 구체적인 건조비 즉, 원가가 산정될 수 있다. 그래서 추정불가능한 비용을 업체에 전가시키지 않기 위해 함정연구개발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행시키고, 선도함 개발에 대한 비용을 사후 정산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선도함에 탑재되는 핵심장비와 무장이 대부분 관급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이에 수반되는 비용도 개발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