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일까 몽상가일까'…우크라 평화위해 나선 英스타머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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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후 평화 유지 계획을 주도하고 나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놓고 '처칠 리더십'이 부활했다는 평가와 현실을 간과하고 "환상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17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스타머 총리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군 파병을 위한 정상회의에 대해 "의지의 연합이 성장하고 있다"며 "영국은 현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26개국 중 선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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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유럽 사이 중재 자처…현실 간과 지적도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 유지 계획을 주도하고 나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놓고 '처칠 리더십'이 부활했다는 평가와 현실을 간과하고 "환상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스타머 총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약 30개국과 일명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를 이끌고 있다. 의지의 연합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후 안보 보장을 위해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을 파병한다는 구상이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17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스타머 총리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군 파병을 위한 정상회의에 대해 "의지의 연합이 성장하고 있다"며 "영국은 현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26개국 중 선두"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진짜 시험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영국의 외교는 특출났고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은 모범적이었다"면서 "꾸준하고 협력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모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견이 달라도 관계를 잘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도부가 안보 갈등과 무역 분쟁으로 치고받는 사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미국과 유럽 사이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면박당하고 처음 만난 지도자가 바로 스타머 총리다. 스타머 총리는 런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환대하며 지원을 재차 약속했다.
지난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사우디아라비아 고위급 담판을 앞두고도 우크라이나에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전략을 조언하며 합의를 도왔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발 빠르게 친분 쌓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진보적인 노동당 소속인 그가 정반대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과 어울릴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달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미국의 조속한 무역협정과 관세 면제를 기대한다며 다른 동맹들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낼 때와는 온도 차를 보였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8일 자에서 '윈스턴 스타머'라는 표현을 쓰며 스타머 총리를 2차 세계대전을 서방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에 비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에선 찰스 3세 국왕의 서한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에서 영국을 빼내고 런던에선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계획을 놓고 유럽 동료들을 모으려 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지독한 관계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중재하며 영국 국내에선 부담이었던 그의 '굳센 윗입술'(stiff upper lip,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정을 유지하는 태도)이 갑자기 자산이 됐다"고 분석했다.
스타머 총리의 외교 행보가 영국과 유럽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포르틸로 전 영국 국방장관은 16일 우파 성향의 GB뉴스에 출연해 스타머 총리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 대해 "의지의 연합은 완전히 환상이며 매우 부정직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머 총리의 구상을 "유럽 지도자들에게서 좋은 인상을 얻으려는 시도"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군대를 보낼 역량이 없다"고 일축했다.
유럽국 위주 의지의 연합 참가국들은 20일 런던에서 군 지도부 회의를 열고 세부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유럽 자체적으로도 자주 국방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호응 없는 소규모 평화유지군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보장에 과연 실효성을 낼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았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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