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吳가 불지른 집값… 서울 넘어 경기로
강남 인접한 곳 거래량부터 늘어
금융당국 "선제대응 필요" 압박
서울시가 지난달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을 해제한 이후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값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거래가는 14억원을 돌파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강남발(發) 집값 상승세가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경기 과천 등 준(準) 강남권 지역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대출규제까지 풀리며 아파트 시장이 가뜩이나 불안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지역 토허구역 해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부랴부랴 합동점검에 나섰고, 금융당국은 "서울 집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의 국평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14억3895만원으로 전달(13억6859억원)보다 5.14% 올랐다. 직방이 데이터 집계기준으로 삼은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특히 서초(31억4043만원), 강남(27억634만원), 송파(20억2813만원)는 평균 거래가가 모두 20억원을 돌파했다.
집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지표인 거래량도 살아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5171건이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보름 가까이 남은 신고기한 동안 6000건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24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같은 해 8월 이후 3000건대에 머물렀다.
토허구역 해제의 직접 영향권인 강남3구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날 현재까지 2월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438건이 신고됐다. 또 강남구는 429건으로 직전월인 1월(198건)의 2배 수준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초구도 238건으로 1월(199건)보다 거래건수가 늘었다.
이밖에 '마용성'으로 묶이는 마포구(162→290건), 용산구(69→106건), 성동구(180→326건)도 한달 새 거래가 급증했다. 강남권과 가까운 강동구(190→344건)도 한달새 2배 가까이 거래가 증가했으며 전체 자치구 중 세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2월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9105건이다. 지난해 11월부터 6000~7000건에 머물렀던 월간 거래량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내에서 강남과 인접한 곳의 아파트 거래량부터 증가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과천의 2월 아파트 거래량(118건)은 1월(54건)의 2배를 넘어섰다. 하남시 거래량은 254건으로 1월(139건)보다 이미 83%가 많다. 성남시 거래량은 545건으로 역시 1월(308건)보다 77% 늘었다. 미분양이 급증해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평택시 아파트 거래량마저도 2월 현재 420건으로 1월(368건) 거래량보다 많은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포함)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수도권 내에서 경기(-0.10%)와 인천(-0.20%)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서울의 상승 폭에 힘입어 수도권(-0.06%→-0.01%) 전체로는 하락 폭을 좁혔다.지방(-0.14→-0.10%)도 하락 폭이 축소됐다.
심리도 들썩이고 있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4.7로 전월보다 14.3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9월(125.8) 이후 5개월 만에 '상승 국면'이 됐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서울과 함께 경기·인천의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인천은 올해 1월 104.1에서 2월 111.2로, 같은 기간 경기는 103.8에서 109.5로 높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거래량 증가는 회복의 신호탄이며, 싼 매물부터 팔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집값 상승세가 단기간에 확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토허제 해제의 부작용이 커지면서,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아울러 국토부와 서울시는 합동 현장점검반을 가동하고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 시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윤희·권준영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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