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시한에도 미복귀…“의사면허 없는 학생 방패막이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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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께 의예과 1학년 대상 글쓰기 교양 수업에 학생 3명만 앉아 있었다.
움직임이 없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압박과 회유로는 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며 정부를 비판했지만, 상당수 교수들은 더 이상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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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낮 1시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과대학의 한 대형 강의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의예과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시작될 때까지 강의실 문을 연 학생은 4명뿐이었다. 이들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며 황급히 강의실로 들어섰다. 문이 활짝 열린 채 수십명의 학생이 들어서는 바로 옆 보건대학원 대형 강의실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인근 이화여대도 비슷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의예과 1학년 대상 글쓰기 교양 수업에 학생 3명만 앉아 있었다. 강사는 “이들은 필수교양 수업을 안 들으면 제적되는 본과 학생들”이라며 “의대 신입생을 본 적이 없다. 언제 돌아올지 몰라 나도 답답하다”고 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며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의대생 복귀 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려대(21일), 연세대(24일) 등은 일주일도 남지 않았고, 다른 대학들도 이달 말까지 돌아올 것을 통보한 상태다.
코앞으로 복귀 데드라인이 다가왔는데도, 의대생들의 복귀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한 의대생은 “아직 학생들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25학번 신입생 대부분도 1학점을 신청한 상태에서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대오에서 이탈할 경우에 대한 ‘날 선 경고’가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건국대 의대생 단체 온라인 채팅방에 본과 2·3학년 명의로 “복귀자를 우리의 동료로 간주할 수 없으며 학업과 학문적 활동을 함께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 하지만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복귀한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비하와 욕설이 이어지고 있다.
움직임이 없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압박과 회유로는 교육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며 정부를 비판했지만, 상당수 교수들은 더 이상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이 사태를 1년 더 끌고 가면 1만명을 한꺼번에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말 큰일 난다”며 “앞으로 투쟁은 전공의 등 선배 의사에게 맡기고, 의대생들은 들어와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 의사 면허도 없는 학생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것은 폭력”이라고 했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현재 상태론 방학과 온라인 강의 등을 활용하면 교육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정상적인 의대) 교육을 이유로 복귀 안 하는 건 명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이달 안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급·제적과 관련해 학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 정부에서 학생들에게 계속 돌아오라고 말하는 것은 2025학년도에는 특례 없이 학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의대 총장협의회에서도 이번 달 28일까지 돌아와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시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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