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한테 미안해서” “경찰 때렸지만 고의 아냐”···서부지법 난입 피고인들 갖가지 주장

배시은 기자 2025. 3. 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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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후문 열려 있어 들어간 것 뿐”
강제 개방 행위 등 ‘다중 위력’ 부인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정효진 기자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일으킨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법원에 강제로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17일 오전 10시 특수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 20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피고인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법원) 후문을 강제로 개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수건조물침입’이 아닌 ‘일반건조물침입’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건조물침입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였음이 입증돼 ‘특수건조물침입’이 적용되면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변호인은 “법원 후문을 강제로 개방한 사람들과 그냥 들어간 사람 간의 공소사실을 재정리해 공소장 변경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의 개별 혐의에 대해 “다수의 시위대가 경내로 진입해 대치 중인 상태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평온하게 들어갔다” “강제 개방한 행위는 없다” 등 주장을 이어갔다.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했다. 경찰관의 팔을 경광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양모씨는 “두 번 때린 건 맞지만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닥에 있던 방패를 주워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 측 변호인은 “바닥에 떨어진 방패를 사람들이 밟으면 위험해서 든 것”이라며 “몸으로 밀었지 경찰을 때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범죄 혐의를 정당화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 피고인의 변호인은 “시위대와는 별개로 대통령에 관한 미안한 마음과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항의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담을 넘어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지업 난입·폭력 사태 관련 피고인 수가 많아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나눠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23명이 첫 재판을 받았고, 지난 14일에는 2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지난 공판의 피고인들도 ‘다중의 위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공판에서 10여명의 피고인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차량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창문을 한 번 두드렸을 뿐 단체·다중의 위력을 발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하상 서부자유운동 변호사는 “국가기관의 불법에 국민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서부지법 사태로 입건된 피의자 140명 중 93명을 송치했으며 나머지 47명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공수처 차량 공격에 “창문 한 번 때린 것”···서부지법 난입 피고인들의 변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101657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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