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정치·사회] 헌재의 탄핵 선고, 그 시기가 갖는 의미는?

신율 2025. 3.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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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들이 난무할수록 국민들
상당수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본래 민주당은 3월 초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아직까지 헌재가 언제 선고할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시기가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만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그 결정 시기에 따라 대선 일자가 결정된다는 이유에서 특히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결정 시기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2심 결과는 3월 26일에 나오는데,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1심과 마찬가지로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3월 26일 이전에 헌재의 결정이 나오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월 26일 이후에 탄핵 선고가 이루어지고 탄핵 인용이 결정된다면, 5월 말에서나 대선을 치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 대표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대선 이전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3월 21일에 헌재에 의해 탄핵이 인용되고, 이재명 대표의 2심 결과가 피선거권 박탈형이라고 가정하면, 대법원의 판결 이전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대선판은 헌법 84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논란으로 뒤덮일 것이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불소추’란, 기소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진행 중인 재판마저 중단되는 것인지를 두고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말이다.

반대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거나 각하할 경우, 우리나라 정치판은 지각변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이를 둘러싼 각종 ‘예측’과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탄핵 찬성과 반대 세력의 대립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왜 헌재의 선고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국회 측이 제시한 윤 대통령 탄핵 사유 5가지 중 하나라도 분명한 탄핵 사유라고 재판관들이 판단하면, 평의가 빨리 종결될 텐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탄핵 사유에 대한 재판관들의 의견이 분분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해석을 내놓는 측은,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은혁 후보자를 최상목 권한대행이 빨리 임명하라고 촉구한 것도, 탄핵 인용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마 후보자가 재판관으로 임명돼 헌재의 평의 과정에 합류하면, 탄핵 선고까지의 시간은 더 소요되겠지만,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우 의장이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주장도 존재한다. 헌재가 이미 결론은 내렸는데, 평결문을 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고 시간이 늦춰지는 것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즉, 7만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조서를 모두 검토하고 이를 평결문에 담아야 할 뿐 아니라, 평결문에는 계엄 당시의 상황까지 서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문자 그대로 설(說)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설들이 난무할수록 국민들 상당수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점은, 헌재가 심리 과정에서 신중함을 보이고, 결정은 신속히 내려야 했는데, 지금 헌재가 보이는 모습은 그 반대라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신중함을 보이는 것이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헌재가 이번 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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